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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게임업계 글로벌 공략 열쇠 “콘솔이 미래다”

왕진화
한국콘텐츠진흥원 2022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한국콘텐츠진흥원 2022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콘솔이 미래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콘솔(비디오 게임기) 대형 게임을 본격 발표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신규 지식재산권(IP)과 콘솔 기반 대작으로 장르 다변화를 꾀하고,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미에서도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콘솔은 게임 산업 중심에 놓여 있는 핵심 플레이 기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지난해 12월30일 발간한 ‘2022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권역별 콘솔 게임 이용 시간이 가장 높은 곳은 북미로, 주말동안 3시간16분을 즐기고 있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게임 이용자는 같은 기간 콘솔 게임을 3시간9분 플레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와 유럽 모두 모바일로 게임을 즐기는 시간보다 콘솔로 즐기는 시간이 각각 17분, 30분 더 길었다.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중동과 동아시아, 서남아시아 게임 이용자 모두 주말 2시간30분 이상을 콘솔 게임에 쓰고 있었다. PC 및 모바일을 이용해 게임을 즐기는 시간과 대체로 비슷했다.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
국내 게임업계는 콘솔보다 PC와 모바일 시장에 주력해 왔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PC와 모바일을 주로 활용해 게임을 즐기는 게 대중화돼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상대적으로 콘솔 게임 개발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콘진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558억2600만달러(한화 약 70조5082억원)지만, 이 중 한국 콘솔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불과했다.

또, 콘진원이 2일 발표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모바일 게임 매출액은 12조1483억원으로 전체 게임산업 매출액의 57.9%를 차지했다. 이어 PC게임 매출액은 5조6373억원(점유율 26.8%), 콘솔게임 매출액은 1조520억원(점유율 5.0%), 아케이드 게임 매출액은 2733억원(점유율 1.3%)을 각각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도 지난해처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은 만큼, 국내 게임사는 PC·콘솔용 신작 게임에 글로벌 이용자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전 세계 대중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콘솔 플레이가 국내 게임 산업 전체 성장은 물론 북미·유럽 등 글로벌 공략 열쇠로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올해 상반기 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 이하 TL)’를 선보인다. TL은 엔씨가 ‘차세대 MMORPG’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글로벌 시장에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엔씨가 MMORPG를 콘솔 게임으로 만드는 건 처음이다.

김택진 엔씨 대표는 지난해 12월27일 디렉터스 프리뷰를 통해 “국가와 세대를 초월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MMORPG로 개발 중”이라며 “모바일에서 느낄 수 없는 다중접속(MMO)만의 가치와 감성을 실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넥슨은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콘솔을 비롯해 PC, 모바일 등으로 준비 중이다. 오는 12일 PC, 모바일에서만 프리 리그를 오픈할 계획이다. 안정성 점검을 마친 이후 콘솔 크로스 플레이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2004년 PC용으로 처음 등장한 카트라이더의 후속작으로, 해외 이용자 공략을 위해 플랫폼을 대통합시켰다.

네오위즈 ‘P의거짓’도 서구권을 공략하고 있다. 고전 동화 피노키오를 액션 게임으로 재해석한 신작 ‘P의거짓’은 지난해 8월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2’에서 3개 부문을 수상했다. 국내 게임이 게임스컴에서 3관왕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P의거짓은 동화 ‘피노키오’를 성인 잔혹동화로 각색한 소울라이크 싱글플레이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P의거짓은 19세기 말 프랑스 벨에포크 시대를 모티브로 했다. 어둡고 차갑고 광기어린 ‘고담 파리’를 배경으로 한다.

올해 모바일게임 ‘승리의여신:니케’로 동아시아를 사로잡은 시프트업이 제작 중인 액션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도 주목받고 있다. 이 게임은 지난해 9월 소니 신작 발표회에서 타이틀과 플레이 영상이 공개됐다. 황폐화된 지구 속 지상에 남은 인류 최후의 도시 ‘자이온’을 탐험하는 스토리로, 내년 플레이스테이션5 플랫폼으로 독점 출시될 계획이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2023년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은 약 94조원으로 전망되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 약 11조원보다 글로벌 콘솔 시장 규모는 약 7배 크다”며 “국내 게임사의 북미·유럽 시장의 진출이 이익 성장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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