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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은 ‘흑자전환’ 기대, 배달대행 플랫폼은 ‘찬바람’

이안나

- 배달주문앱 1위 배민, 3년만에 흑자전환 기대
- 배달대행 플랫폼은 혹한기 버티기…메쉬·만나 투자유치 ‘고배’
- 바로고·생각대로, 공제조합 본출자금 납부 연기 가닥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난해 이커머스 수익성 개선 흐름에 맞춰 배달의민족 영업이익 흑자전환 기대가 커졌다. 코로나19 시기를 기점으로 배달주문 시장이 커지고 단건배달·퀵커머스 등 신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단 배달대행 플랫폼업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여전히 경쟁이 치열한 데다 투자유치도 어려워 생존이 급급한 현실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구체적인 실적은 오는 3월 감사보고서에서 언급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배민은 코로나19 계기로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출이 높아졌다. 2019년 5654억원이던 배민 매출은 2021년 2조88억원으로 약 4배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반대 흐름을 보였다. 2018년까지 5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배민은 2019년 364억원, 2020년 112억원, 2021년 756억원 영업손실 폭이 확대됐다.

라이더 확보와 단건배달 선점을 위한 출혈경쟁이 이어지면서 적자를 감수하고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영향이 컸다. 상황이 반전된 건 지난해 초 단건배달 프로모션을 중단, 최저 6.8% 중개이용료 등 수수료 체계를 도입하면서부터다.

여기 더해 3월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배달시장이 안정을 찾아갔고 천정부지던 라이더 몸값도 한층 완화됐다. 2021년 7863억원에 달하던 외주용역비가 지난해 대폭 감소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퀵커머스 서비스 B마트와 배민스토어 등 신사업 안정화도 호실적 요인으로 언급된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후 배달시장 규모가 줄었다고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상황에 비해선 많이 커졌다”며 “여기에 경쟁이 완화되니 수익성을 개선됐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실상 2021년에도 임직원·라이더에 무상 증여한 주식보상비용을 제외하면 이미 흑자였던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배달업계 전체가 배민과 같이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특히 바로고·로지올(생각대로)·메쉬코리아(부릉) 등 배달대행 플랫폼 업체들은 규모에 상관없이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해있다. 증시가 얼어붙고 투자유치가 어려워지면서 신사업 추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종합 유통물류를 꿈꾸던 메쉬코리아는 한때 기업가치가 5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매각을 추진하다 법정관리까지 들어갔다. 지난해 초 자금난으로 제2금융권에 주식담보대출을 받았지만 대출 만기가 다 되도록 투자를 유치하지 못했다. 현재 새벽배송·풀필먼트 등 신사업에선 모두 철수했다. 7개 배달대행 플랫폼 연합체로 재탄생한 만나플래닛도 현대자동차 자회사 포티투닷 투자유치를 기대하다 끝내 고배를 마셨다.

배달대행 플랫폼 업계 1,2위인 바로고와 생각대로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양사는 최근 ‘배달 공제조합’ 추진단에 본 출자금 납부 시기를 미뤄달라는 제안을 고려 중이다. 본 출자금 규모는 각각 1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어려워진 경영환경에서 기업들이 혹한기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바로고는 지난해 4월 시범 운영하던 퀵커머스 서비스 ‘텐고’를 종료했고 7월부턴 비상경영 체계에 돌입했다. 공유주방 등 일부 사업을 제외하곤 신사업 투자보단 비용절감을 우선순위로 뒀다. 신규채용 역시 줄었다.

배달주문 앱 1위 배민 호실적 기대와 달리, 배달대행 플랫폼 실적이 악화되는 이유는 여전히 업체 수가 많아 경쟁이 치열한 반면, 새 수익모델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달대행 플랫폼사들은 기업간거래(B2B) 계약 외 건당 부과되는 프로그램 이용료를 주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프로그램 이용료는 배달료 중 1%가 채 되지 않는다.

이용료를 높이면 가맹점주들이 경쟁사로 가버리니, 높일 수 없는 구조로 고착화된 것이다. 또한 플랫폼사들은 각 지역 배달대행업체 유치를 위해 프로모션 등 판촉비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배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문중개 플랫폼은 37개 업체, 배달대행 플랫폼 51개 업체가 운영 중이며, 각 지역 배달대행업체는 전국적으로 7794개소로 파악됐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음식 외 다른 배달 품목도 다양화되고 있어 배달시장 규모를 무시할 수 없다”며 “현재는 소규모 업체까지 포함해 경쟁이 매우 치열하지만 옥석이 가려진 후엔 안정적으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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