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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보안 기업들, 입모아 “2023년은 위기이자 기회”··· 성장 전망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주요 국내 사이버보안 기업들이 입모아 2023년을 ‘위기이자 기회’라고 표현했다. 대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신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취지에서다. 작년 실적 황금기를 누린 업계에 올해도 훈풍이 돌 것으로 기대된다.

SK쉴더스는 올해 신년사에서 ‘초격차’를 외쳤다. 물리보안과 사이버보안을 아우르는 기업인 SK쉴더스는 사이버보안 영역에서 국내 1위 기업이다. 라이프 케어 플랫폼이라는 기업 비전 하에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사업과 기술의 초격차를 만들어나가겠다는 포부인데, ‘긴축 경영’을 외치는 주요 빅테크 기업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신규사업 투자 확대, 글로벌 사업 강화, 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또 업의 본질과 연계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 역시 보다 강화한다는 목표다.

순수 사이버보안 기업 중에서는 맏형 격인 안랩 역시 위기보다는 기회를 강조했다. 강석균 안랩 대표는 2일 진행된 시무식에서 2023년 경영방침으로 지속적인 변화, 혁신, 회복력이라는 의미를 담은 ‘안랩 리제네레이트(ReGenerate)’를 내세웠다.

안랩은 올해 도전과제로 ▲확장된 탐지 및 대응(eXtended Detection and Response, 이하 XDR) ▲운영기술(OT) 보안 ▲클라우드 네이티브 보안(CNAPP) ▲제로 트러스트 네트워크 액세스(ZTNA) 등 차세대 보안 모델 및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를 제시했다.

보안관제 및 통합보안관리(SIEM) 분야 강자인 이글루코퍼레이션은 2023년 보안과 데이터라는 양대 축을 바탕으로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SIEM, 보안 오케스트레이션 자동화 및 대응(SOAR), 인공지능(AI), 사이버위협 인텔리전스(CTI) 등 기업이 보유한 기술들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종합적인 위협 분석과 탐지-조사-대응 워크플로우 자동화를 이루겠다고 전했다.

특히 AI를 바탕으로 한 기술 고도화에 힘 쏟는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은 지난 몇 년간 국내 사이버보안 기업 중 압도적으로 많은 AI 분야 특허를 취득한 기업이다. 단순히 자체 기술 고도화에 그치지 않고 AI 기반 솔루션 고도화를 위한 학습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이터 사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분야 1위 기업인 파수 역시도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조규곤 파수 대표는 2일 진행된 2023년 시무식에서 올해 전략 키워드를 도약을 위한 준비 자세라는 의미에서 ‘스쿼트(Sqaut)’로 꼽았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2023년, 위기를 뛰어넘고 기회를 잡겠다는 목표다.

작년 제시했던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보안을 위한 플랫폼 전략은 올해도 지속한다. 이에 더해 조직 내부에 각 부문별 전문가조직(CoE)도 운영한다. CoE는 주요 모범 사례를 선정해 표준화, 교육 및 전파해 여러 성공사례를 창출해내는 조직 변화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니언스는 ‘퀀텀점프’를 자신했다. 작년 오랜 기술 투자의 성과를 누린 지니언스의 이동범 대표는 그동안 투자 단계였던 엔드포인트 탐지 및 대응(EDR) 사업이 본격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올해 지니언스의 퀀텀점프를 위한 모멘텀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현재 기업의 캐시카우인 네트워크 접근제어(NAC)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ZTNA와 클라우드에 투자,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다음 먹거리를 찾음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이와 같은 각 사이버보안 기업들의 신년 포부는 허황됐다고 보기 어렵다. SK쉴더스, 안랩, 이글루코퍼레이션, 파수, 지니언스 등 모두 작년 1~3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 4분기도 성장한 것으로 점쳐진다.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외부 요인이 사이버보안 업계에는 되려 기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야말로 이유 있는 자신감이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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