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포드 CEO 방한 재조명…포스코케미칼, 'LG엔솔 특수' 커지나 [IT클로즈업]

김도현

- LG엔솔, 포드와 튀르키예 합작공장 구축 논의
- 포스코케미칼, 이르면 이달 LG엔솔과 양극재 재계약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완성차업체로부터 구애를 받으면서 관련 협력사들에 낙수효과가 예상된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매개체로 더욱 끈끈해진 포스코케미칼이 대표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튀르키예 합작공장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달 말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포드는 미국에서 합작사(JV)를 설립한 SK온과 튀르키예에서도 협업할 예정이었다. 앙카라 인근 지역에 연간 30~45기가와트시(GWh) 규모 2차전지 공장을 세우는 게 골자다.

하지만 SK온이 자금 조달,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개선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포드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 선회했다는 후문이다. 배터리 업체를 바꾸더라도 전반적인 협력 내용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련의 과정으로 작년 9월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이 재조명받고 있다. 당시 그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경영진 등을 연이어 회동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포드 CEO가 한국에 왔을 때 SK온에 (배터리 조달 계획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는 긍정적인 대화가 오갔다”고 말했다.

두 회사 외에도 당시 팔리 CEO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도 접촉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양극재 공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케미칼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으며 추후 관련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포스코케미칼은 GM과 JV ‘얼티엄캠’을 만들고 캐나다 공장을 착공한 바 있다. 배터리 소재사와 완성차업체가 직접 관계를 맺는 건 이례다. 이에 따라 포스코 측에서 포드와 만난 것만으로 업계에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기존 최대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포드와 한발 더 가까워지면 포스코케미칼에게도 긍정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엘앤에프 등도 양극재 협력사로 두고 있는데 증설 진행 상황이나 공급망 체계를 고려하면 포스코케미칼이 추가 물량을 소화할 확률이 높은 편이다. LG화학은 생산능력(캐파)이 올라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엘앤에프는 원통형 배터리 양극재 위주로 조달하기 때문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케미칼은 새로운 양극재 계약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지난해 기점으로 2020년 초 체결한 계약이 종료된 바 있다. 당시 금액은 1조8500억원 수준이었다.

전방 산업 규모나 양사 캐파가 2년 새 대폭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수배 이상의 ‘빅딜’이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단가 등 최종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달 말 본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포드 외에 도요타 등과도 JV를 논의 중이어서 포스코케미칼과 거래 물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한편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캐파를 지난해 10만5000톤 내외에서 2025년 34만톤, 2030년 61만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매년 계획이 변경되고 있어 그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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