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수 필옵틱스 대표 "필에너지, 자본 부족…상장 불가피"
- 현물·현금배당 확대 불구 일부 주주불만 여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필옵틱스가 2차전지 장비 사업 강화를 위해 자회사 필에너지 올해 하반기 상장에 나선다. 이에 주주들의 반발이 있었고 필옵틱스는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하지만 불만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13일 필옵틱스는 주주간담회를 열고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소개했다. 상장 예정인 필에너지 관련 보상안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모회사에서 물적분할된 자회사 상장 시 기존 주주 보호 방안이 없으면 거래소가 상장을 제한할 수 있다.
앞서 필옵틱스는 120억~170억원 규모 환원을 예고했다. 당시 현물배당은 필에너지 공모 물량 12.5%, 현금배당은 필옵틱스 당기순이익 10%로 설정했다. 이후 여론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각각 15%, 15%로 상향하기로 했다.
1차 발표에서 밝힌 대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자는 배당 대상에서 제외된다. 2023년 말 기준 일반주주에 대해 2024년 지급 예정이다.
이날 한기수 필옵틱스 대표는 “현물배당(약 96억원), 현금배당(약 44억원), 자사주 매입 소각(약 40억원) 등을 합치면 총 140억~190억원 규모 상당이 된다. 이전보다 약 17% 높인 것”이라며 “주당 현금배당은 2023년 163원, 24년 82원으로 총 245원이 된다. 주식 현물배당은 100주당 2주에서 2.5주로, 무상증자분을 포함하면 5주까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필옵틱스는 디스플레이 장비가 주력이고 자회사 필에너지는 2차전지 설비가 메인이다. 참고로 필에너지는 필옵틱스와 삼성SDI 합작사로 각각 지분 80%, 20%를 보유 중이다.
최근 몇 년간 디스플레이 전방산업이 부진한 반면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필옵틱스 매출 비중이 급격히 높아졌다. 2021년 기준으로 필옵틱스 전체 매출 2308억원에서 필에너지 점유율은 71.6%였다. 2022년도 필에너지가 큰 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옵틱스에서 필에너지를 떼어내면 회사 가치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공모가는 복구하고 상장하든지 말든지 하라’ ‘주주가치 제고하기에는 부족한 배당 규모’ 등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한 대표는 “그동안 필옵틱스가 보증서면서 필에너지 장비를 생산해왔는데 한계에 도달했다. 필에너지는 신설한 회사라 자본금도 얼마 안 된다. 이대로면 장비 제작할 여력이 없어진다. 자금 확보를 위해 상장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토로했다.
필옵틱스의 경우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반등, 반도체 부문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대표는 “디스플레이는 국내 최대 고객사의 정보기술(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가 올해 상반기 중으로 단행된다. 우리 쪽 수주 규모는 1500억~1800억원 수준”이라며 “올해와 내년 매출은 최근 수년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어 “반도체 장비 사업은 지난해 노광 및 드릴링 장비 수주가 1대씩 이뤄졌다. 올해는 레이저 홀 가공 설비도 1대 판매가 진행될 것”이라며 “고객사 사전평가가 끝나면 내년부터 대수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앞으로 주주와 소통을 늘리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보니 사업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해 IR 등을 소홀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향후 분기별 1회씩 주주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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