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OTT, 서로 부족한 2% 채운다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삼성전자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인기에 편승한 전략을 내놨다. OTT와 같이 다채로운 콘텐츠를 갖춘 ‘채널 플랫폼’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TV판매량이 계속 감소하는 가운데 변화하는 소비자의 시청습관에 맞춰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김상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담당 부사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미국의 경우 TV로 OTT를 보는 시간이 생방송을 보는 시간보다 많아졌다.앞으로 삼성전자는 TV를 더 많이 판매하는 전략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TV에 얹어 서비스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삼성TV플러스(+)’ 관련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시장에서 TV판매량은 계속 줄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세계 TV 시장의 매출은 475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2.5% 축소됐다. 같은기간 TV 판매량은 9260만4000대로 집계, 역시 전년보다 6.8% 줄었다. 이는 더 이상 제조사가 TV판매를 통한 일회성 수익에만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타이젠 전용 앱으로 처음 선보인 삼성TV플러스는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플랫폼이다. FAST는 광고를 보면 무료로 볼 수 있는 ‘광고형 VOD(AVOD)’를 스트리밍하는 서비스로, AVOD 콘텐츠를 하나의 TV채널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광고 기반의 TV채널 플랫폼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향후 삼성전자는 이원화된 수익구조를 가져갈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TV플러스에서 발생한 광고매출과 TV 판매수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의 점유율이 높다는 점에서 전망은 밝다. 지난해 2분기 기준 글로벌 TV OS시장에서 타이젠의 점유율은 20.9%로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구글 안드로이드로, 점유율은 43%였다.
FAST 플랫폼이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유료방송 요금이 비싼 해외 시장에서 FAST 플랫폼은 새로운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주목받아왔다. 국내와 비교해 미국 등 해외 주요 국가의 유료방송 요금은 대략 8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옴디아는 이런 수요에 힘입어 오는 2025년까지 FAST 채널을 포함한 글로벌 AVOD 스트리밍 시장이 2600억 달러(한화 약 374조66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기도 했다.
문제는 콘텐츠의 경쟁력이다. 삼성전자는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이 떨어지는 가운데, 향후 OTT를 비롯한 여러 방송사·제작사와 협력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실제 국내 대표 FAST 채널 사업자인 뉴 아이디는 최근 삼성TV플러스에서 총 60여 개의 FAST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티캐스트와 함께 ‘노는언니’, ‘토요일은 밥이 좋아’를 비롯한 예능 채널 4개, iHQ와 ‘바바요 예능’, ‘바바요 생활정보’ 등 예능, 시사·교양 프로그램 전문 채널 2개, 마운틴TV와 ‘하늘에서 만난 세상’ 등 시사/교양 전문 채널 2개를 ‘삼성TV플러스’에 론칭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전문가들은 국내 TV제조사의 FSAT 플랫폼 확장은 국내 미디어사업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OTT가 최근 수익을 다변화하기 위해 광고를 도입하는 움직임과 맞물려 FAST와 OTT의 협업 모델은 더욱 다양해 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OTT는 플랫폼에 광고 모델을 도입하는 데 있어 FAST 사업자들의 특장점인 애드테크(Ad Tech) 솔루션 혹은 플랫폼의 간 운영 노하우를 접목할 수 있으며, FAST 사업자는 OTT 콘텐츠를 채널화 하여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다.
뉴 아이디의 박준경 대표는 “OTT와 FAST는 상호 보완적 미디어로 사용자 입장에서 각각의 존재 이유가 분명한 모델"이라며 "특히 TV 제조사들은 OTT(VOD)와 FAST(실시간 콘텐츠)를 모두 품고 ‘종합 콘텐츠 디스커버리 플랫폼’으로서 미디어 사업 매출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빅스크린으로 콘텐츠를 시청하는 경험을 선호하는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TV 제조사들의 미디어 사업 매출은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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