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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블록체인] 명절에도 계속된다…계묘년 비트코인 2만2000달러선

박세아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설연휴에도 주간블록체인은 계속됩니다.

모두 민족 최대 명절이라는 설을 맞아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이번 설에도 코인시장에 눈을 떼지 않았습니다. 코인마켓켑에 따르면 비트코인(BTC) 가격은 지난 22일 저녁, 정확히는 오후 8시 20분 기준 2만2834.51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21일에도 BTC 는 2만3000달러를 돌파하면서 5개월 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죠.

BTC 가격은 코인을 태생하게 한 주역이자 전체 가상자산 시장 분위기를 반영해왔다는 점에서, 늘 눈여겨 봐야 하는데요. 이번에는 그동안 물가상승을 저지하기 위해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 기조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금리인상 기조가 완화되면 자연스럽게 코인 시장에 유동성이 생겨 가격은 상승하겠는데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과 하락이 민감한 문제겠지만, 근본적으로 코인 시장이 제도권 안에 안착해야, 투자자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법과 규제 이슈를 지속해서 주시하셔야 하겠습니다.

이번 주 주간블록체인 시작하겠습니다.

◆디지털자산법 불발, 2월로 공 넘긴 국회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이하 정무위) 법안심사제1소위가 열렸는데요. 앞서 여러 차례 디지털자산법 심의가 밀렸던 차라 이번에는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요. 성과는 없었습니다.

앞서 정무위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12월 26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었지만, 시간 부족을 이유로 디지털자산법은 건너뛰었는데요. 지난 16일에도 정무위는 신용협동조합법, 자산유동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일부 법률만을 우선 논의하기로 하면서 디지털자산법 통과를 오리무중인 상태입니다.

이로인해 자연스럽게 눈이 가는 것은 업계 자율규제 논의가 되겠습니다. 디지털기본법 통과가 늦어지면서 자율규제와 함께 공적 규제도 함께 궤를 같이해야 관련 시장 육성과 발전에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는데요.

현재 국내는 시장 자율규제와 자본시장법상 공적규제를 병행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특히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분야가 적용된 가상자산 시장에서 공적 규제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자율규제에 대한 일정부분 공감대는 형성된 상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과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자산법을 필두로 해당 시장을 제도권에서 어느 정도 규율하려는 논의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앞서 언급했듯 법안 심의는 함흥차사입니다.

이에 아직 공적부문보다는 시장사업자 전문성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가상자산거래소 연합체 닥사(DAXA)에 시장 자율에 있어 많은 부분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네요.

닥사는 지난 12일 자율규제 정책 심포지엄을 통해 올해 정책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닥사 자율규제 방향과 그에 따른 쟁점 등이 주를 이뤘습니다. 닥사는 선진적이고 합리적인 공적 규제가 안착됨과 동시에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가는 데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닥사 김재진 국장은 "모든 산업 규제와 마찬가지로 가상자산 시장도 자율규제만으로는 부족하다. 관련 시장이 발전하는 상황에서 공적 규제와 발을 맞춰 닥사 차원에서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도 언급했습니다.

최근 주목받았던 가상자산 공동상장과 폐지 기준 관련해서는 "공통 기준을 개발하고 최소한의 룰을 만들어가는 게 닥사의 역할인 만큼, 향후에도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이슈에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극복 방안을 같이 고민해 나가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닥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견해가 업계에서는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거래소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루나 사태로 국회 요구에 맞춰 닥사가 만들어졌지만, 법적 지위가 명확하지 않고, 시장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결정이라는 점에서 갈등 소지가 있을 수 있다"라며 "현재 투자자 보호책이 주를 이루는 디지털자산법 논의가 진척돼야 닥사 활동에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법적 지위 관련해서도 정립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닥사 자체가 지난해 테라와 루나 사태로 투자자 보호에 대한 필요성으로 인해 생겨난 만큼, 궁극적으로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만들 수 있는 공적 규제 부분을 무시할 수 없는데요. 디지털자산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으로써 닥사의 자율규제 행보가 주목받는 것은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네요.

◆자율규제에만 맡기지 않겠다는 금융당국, 어떻게?

지난주 금융당국이 공적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지난 16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주장하는 자율규제에서 나아가 금융당국 주도의 규제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하고 나섰습니다. 가상자산 관련 금융 리스크 점검 토론회에서 나온 기조였는데요. 자율에 상당부분 규제를 맡기는 것과 동시에 금감원 차원에서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에 대한 생각을 공유한 것입니다.

그동안 디지털자산법에 대한 국회 심의가 녹록지 않았던 상황에서 가상자산거래소 연합체 닥사(DAXA)에서 주도하는 자율규제에 이목이 쏠렸던 상황인데요.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업계 자율규제보다 공공규제에 무게를 싣는 모습을 보여 가상자산업계 규제 방향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빈다.

이 소식을 보고 일단 저는 당황했는데요. 이 기조가 나오기 며칠 전인 지난 12일 닥사에서 자율규제 심포지엄을 통해 규제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었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에는 금융위 관계자도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 이후 자율규제보다 공적규제에 힘을 준다는 금융위 기조가, 닥사 자율규제 행보에 의구심을 가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요. 여러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당국이 자율규제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기보다는 그동안 금융위에서 말했던 주석 공시 의무 신설과 회계 기준 정립에 박차를 가한다는 취지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법적 규제 자체가 공백인 상황에서 자율규제든 공적규제든 역할이나 구분이 큰 틀에서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율규제 무용론도 나올 수 없다는 전제입니다.

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업권법이 만들어지기 전이기 때문에 업계 자율 규제 강화 행보는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보였는데요. 아직 디지털자산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 발전을 위해 금감원 차원에서의 규제가 만들어지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이유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적인 감독 시스템 강화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닥사 차원에서 할수 있는 부분들을 최대한 신경 써야 하는 것이 건전한 가상자산 투자문화 조성에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라며 "투자의 관점에서 볼 때도 가상자산 시장은 365일 24시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변화무쌍한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업계 자율규제 체계 마련에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보였습니다.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이해관계자가 포함된 사업자들의 자율규제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라며 "빠른 시일 내 투명성을 확보하고 분명한 규제 체계를 갖춰 나간다면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하고, 금감원 규제와 함께 시장 자정작용에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율규제에 정당성을 얻기위해 투명한 자율규제 체계를 먼저 갖춰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시면 되겠습니다.

◆증권형토큰(ST0), 발행 및 유통 허용

STO도 지난주 빠질 수 없는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제가 지난해부터 지속해서 눈여겨보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지난 19일 금융위는 제6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개최하고 자본시장 규제혁신 안건을 심의했는데요. 이날 금융위는 STO를 전자증권법상 증권 디지털화 방식으로 수용해 법적 효력을 부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STO를 투자자 보호장치가 갖춰진 장외 유통 플랫폼을 통해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는데요.

이 외에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단독으로 발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증권성 판단은 지난해 4월 발표한 조각투자 가이드라인과 같은 원칙을 적용한다고 합니다. STO로 분류된 가상자산 발행자는 발행 내용과 법적 요건에 의한 공시, 시세조종 및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등 불공정 행위 규제를 준수할 의무가 생기겠네요.

지금까지는 현행 자본시장 및 전자증권 제도가 블록체인 기술 활용이나 이를 통한 정형화 되지 않은 증권 유통을 상정하지 않았는데요. 이번 방침으로 기존 가상자산과 달리 주식처럼 부동산이나 예술품 등 실물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STO가 허용돼 실물증권처럼 안전하게 사고팔 수 있게 됐네요. 현재는 일부 조각 투자 업체들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한시적으로 건물 쪼개기 투자 등을 가능하게 하고 있으나, 이번 규제혁신으로 법적 제도화가 추진되게 된 셈입니다.

다만, 이번에 제시된 가이드라인 만으로는 기존 가상자산사업자들의 STO 거래 중개 여부는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STO에 대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에 금융당국이 STO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는지가 관건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2월 초 자세한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사업자에 미칠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사업자들도 STO를 거래할 수 있는 것인지 세부 내용이 아직 나오지 않아서 파악하기가 어렵다"라며 "장외 유통 플랫폼 사업에 있어 라이센스가 필요하다면, 기존 가상자산사업자들도 취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지에 대한 여부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상 가상자산사업자가 가장 관심 있어할 부분은 STO 거래 중개 지위 요건일 텐데요. 그동안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STO 정의 기준과 거래 요건에 따라 현재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중개하던 코인이 한국거래소에 이관될 수 있다는 점을 위험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단순하게 보면 거래 수익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물론 2만개가 넘는 코인의 재분류가 사실상 어렵고, 이미 STO 여부를 확인하고 코인을 상장하는 거래소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는 점에서 대외적으로 큰 염려는 하지 않은 것으로 비쳤는데요.

하지만, 엄격하게 보면 금융위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수익사업이 당장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예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향후 거래소 동향도 주목하셔야겠는데요. 제도권에서 허용해준다면 거래소의 증권업 진출도 향후 살펴보실 부분 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거래소의 증권업 진출이 허용된다면, STO 분류에 따른 리스크를 축소할 수 있겠죠.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업비트의 계열사 람다256은 오는 4월 STO 발행 플랫폼인 '루니버스 STO 플랫폼'을 출시하는데요. 증권사의 STO 사업 본격화에 맞춰 아예 STO 발행과 유통 시장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와 같은 움직임도 관점에 따라서는 STO 가이드라인에 따른 미래 위험을 헤지하는 측면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겠네요.

이번 주 주간블록체인, 연휴인데도 지난주 중요한 이슈들이 많았기 때문에 분량이 많았는데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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