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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에 칼 겨눈 공정위, 올해 규율체계 마련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올해 예상대로 플랫폼에 칼을 겨눴다. 공정위는 빅테크 기업 독점력 남용에 대한 규율체계 마련을 예고했다.

공정위(위원장 한기정)는 올해 4대 핵심과제 ▲혁신 경쟁이 촉진되는 시장환경 조성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공정한 거래기반 강화 ▲대기업집단 제도의 합리적 운영 ▲소비자의 권익이 보장되는 거래환경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공정위는 가장 먼저 내세운 건, 디지털 시장 독점력 남용 문제 대응이다. 반도체‧앱마켓 등 디지털 기반 산업과 모빌리티‧오픈마켓 등 핵심 플랫폼 분야에서 경쟁사 사업활동을 방행하는 행위를 중점 점검하고, 독점력 남용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앱마켓 경우, 앱개발사 경쟁 앱마켓 출시를 방해하는 행위 등이 꼽힌다. 모빌리티·오픈마켓 등 핵심 플랫폼 분야에선 자사상품 우대를 통한 부당한 지배력 전이, 경쟁 플랫폼 사업방해 행위가 해당된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빅테크 기업 독점력 남용에 대한 효과적 규율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1월부터 내‧외부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법제 개선 필요성을 검토한다. 플랫폼 특유 독점력 남용행위 유형 보완 필요성과 효과적인 시정조치 방안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또한, 공정위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 문제에 공동 대응하고, 유럽연합(EU) 디지털시장법 5월 시행에 다른 국내시장 차별문제 방지를 위해 국제협력을 강화한다.

앞서, 공정위는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을 발표하며 업계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플랫폼 자율규제를 주창했던 정부가 플랫폼 사업자만을 겨냥한 심사지침을 내놓으며, 강한 규제 압박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공정위는 현행법에서 플랫폼 독과점을 충분히 규율할 수 없을 경우, 법 개정 수단까지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날 공정위는 지배력 확장 우려가 큰 빅테크 기업 인수합병(M&A)을 원칙 일반심사로 전환하고 경쟁제한성 판단기준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고시를 개정하고, 신고기준도 보완한다. 혁신 소기업 인수를 통한 경쟁차단 행위 관련 실태 파악 후 개선 필요성을 검토하겠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플랫폼사가 스타트업을 인수할 때 제한이 걸리게 되는 셈이다. 이를 두고 스타트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경기 불황 속에서 투자 위축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계 현 상황에서 국내 M&A 선택지가 줄어들면, 해외 기업에 매각되는 방향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자율규제’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공정위는 추진 과제를 통해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자율규제를 지원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올해 1분기 오픈마켓·배달앱 분야에서 현행법으로 규율하기 어려운 계약관행 개선 등을 위해 자율규제를 유도한다. 표준입점계약서 마련과 함께 수수료 결정 과정 투명성 확보, 분쟁조정 기구 설치 등을 진행하는 한편, 성과 우수 플랫폼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방안 등도 마련한다. 숙박앱과 앱마켓 등 주요 업종으로 자율규제 논의를 순차적으로 확산할 방침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온라인 시장의 소비자 기만행위를 차단한다. 별도 추가 고지 없이 서비스를 자동갱신‧결제하거나, 가입은 쉽게 해지는 어렵게 설정하는 등 플랫폼의 눈속임 상술에 대한 실효적 규율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설명이다.

중고거래·리셀 등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사업자와 함께 시장 자율적인 소비자 피해 예방 및 분쟁 해결방안도 내놓는다. 사업자 성격 판매자에 대해서는 전자상거래법을 집행한다. 온라인 시장에서의 동시다발적인 소비자 피해 확산을 신속히 차단할 수 있도록 임시중지명령 발동요건 수준을 낮추고, 다수의 소비자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할 계획이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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