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K배터리 연매출 50조원 돌파, 3사 성적표 엇갈렸지만… 그 이상의 '낙관'

김도현

- 전기차 성장세 지속… 북미·유럽 투자 확대
- 3사 수주 잔고 1000조원 육박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호성적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도합 연매출이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서는 경사를 맞이했다.

다만 이익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했다면 SK온은 아직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4분기 매출액 8조5375억원, 영업이익 2374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대비 11.6% 전년동기대비 92.3%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54.5% 떨어지고 전년동기대비 213.6% 올랐다.

연간으로는 매출 25조5986원, 영업이익 1조2137억원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대비 43.4%와 57.9% 상승했다. 둘 다 사상 최대로 1년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삼성SDI 에너지 부문은 4분기 매출 5조3416억원, 영업이익 359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기대비 10.5% 전년동기대비 71.9%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25.9% 감소 전년동기대비 198.8% 증가했다.

연간으로는 매출 17조5663억원, 영업이익 1조2538억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전년대비 60.4%, 133.2%로 향상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다.

SK온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4분기 매출 2조8756억원, 영업손실 25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대비 170% 전년동기대비 31% 증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연간으로는 매출 7조6177억원, 영업손실 99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50% 상승, 영업이익은 적자 유지다.

우선 3개 업체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제품구 출하량 증가, 주요 원가 상승분의 판가 인상 확대 등이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삼성SDI 역시 중대형 전지가 수요 둔화 우려에도 기대치를 상회하는 판매량을 보였다고 밝혔다. SK온은 신규공장 가동에 따라 공급 물량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이중 SK온은 매출 상승세에도 마이너스에 그쳤다. 후발주자로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협상력과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이 발목을 잡았다. 회사 규모 대비 활발한 투자를 진행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자금 조달과 현금 흐름 이슈까지 겹치면서 포드와 튀르키예 합작사(JV)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문제로 여겨진다.

3사는 올해도 대외적 불확실성이 여전함을 강조하면서도 배터리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이들 업체는 2023년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전년대비 30~4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북미와 유럽 중심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JV 1기 이어 2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스텔란티스, 혼다 등과 협력도 차근차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23년 말 기준 생산능력(캐파)을 300기가와트시(GWh)로 예고했다. 이는 전년(200GWh)대비 50% 늘어나는 것으로 증가분 100GWh 가운데 40%는 북미 물량이다.

삼성SDI는 미국 스텔란티스와 JV 공장, 말레이시아 생산라인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헝가리 2공장 가동률을 높여갈 방침이다.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올해 말까지 70GWh 내외 캐파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온은 미국 2공장과 중국 옌청 1공장 내 2동을 작년 말 조기 가동했다. 올해는 해당 2곳과 기존 공장 수율 및 가동률 개선에 집중한다. 동시에 헝가리, 중국, 미국(블루오벌SK) 공장 설립을 진행한다. 2023년 말 캐파는 88GWh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객사 주문이 계속되면서 배터리 3사의 수주잔고는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 385조원, SK온 290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공식 숫자가 없는 삼성SDI는 증권가에서 140조원 내외로 추정한다. 여기에 합의를 마친 미계약 물량, 합의 중인 건까지 더하면 3개 제조사의 수주 규모는 총 10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올해 시설투자액(CAPEX)으로 각각 10조원, 7조원을 제시했다. 삼성SDI는 오픈하지 않았으나 비교적 투자 속도가 더딘 만큼 SK온보다는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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