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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넷플릭스 이어 디즈니+도 구독자 감소 ‘골머리’

권하영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팬데믹 시대 황금기를 맞았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엔데믹 이후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OTT로 콘텐츠를 보던 구독자들이 마스크를 벗고 밖으로 나가버린 탓일까요. 글로벌 OTT도 휘청일 정도로 구독자 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8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글로벌 구독자 수가 약 1억6180만명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전 분기보다 약 240만명 줄어든 수치입니다. 이러한 구독자 감소는 2019년 디즈니플러스 출시 이후 처음인데요.

구독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지역이 인도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었다는 점도 걸립니다. OTT 포화에 이른 북미 시장과 달리 동남아 등 신흥 시장에선 오히려 구독자 수가 계속 늘고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당초 디즈니플러스는 구독자를 2024년까지 2억1500만명에서 2억4500만명까지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는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더욱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하는 디즈니의 소비자직접판매 사업부 누적손실은 디즈니플러스가 출시된 후 90억달러에 이릅니다.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디즈니는 원래 2024년까지 사들이기로 했던 OTT ‘훌루’ 지분을 인수하지 않는 방향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가 이 같이 보도했죠.

이에 지난해 11월 경영진에 복귀한 로버트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수익성 제고 등을 위해 OTT 사업 관련 개편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이거 CEO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려 중이다”라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는데요.

세계 최대 OTT 넷플릭스 역시 경기침체 여파로 가입자 수가 감소하고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분기에 전세계 구독자 수가 20만명, 97만명 연속 감소한 바 있죠. 지금은 회복 추세라지만 언제 구독자 수가 떨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넷플릭스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요금을 인상했고, 한국에선 프리미엄 요금제가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변경됐습니다. 신규 구독자 수를 끌어모으기 위한 광고 요금제도 처음으로 출시하면서 수익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최근에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던 계정 공유를 본격적으로 단속하기 시작했죠. 그동안 넷플릭스 이용자는 4명의 인원을 모으면 월 1만7000원의 프리미엄 멤버십을 통해 각자 월 약 4000원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일부 국가에 계정 공유 유료화를 적용했고, 지난 8일부터 이를 캐나다·뉴질랜드 등 국가까지 확대했습니다. 회사는 4분기 실적 발표 후 주주 서한에서 “1분기 말에 계정 공유 유료화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며 무료 계정 공유를 막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디즈니플러스도 이런 수순을 밟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미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북미에서 광고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구독료 인상을 단행(7.99달러→10.99달러)하기도 했습니다. 계정 공유 유료화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래도 OTT 시장에서 더 이상 수익을 담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 높아지는 제작 단가에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비는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OTT 업계에선 기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면서 전략을 재정비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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