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시장예상치를 다소 상회하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인해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못하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불안한 1월 CPI로 인해 미 연준(Fed)의 강경한 통화정책 기조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한편으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은 상승으로 마무리되는 등 크게 당황하는 모습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0.46% 하락한 3만4089.27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03% 내린 4136.13으로 종료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0.57% 상승한 1만1960.1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1월 CPI 상승율이 전년동월대비 6.4%라고 발표했다, 전월(작년 12월) 6.5%보다는 상승율이 둔화됐지만 시장예상치 6.2%보다는 높은 수준이었다.
또 에너지와 식료품 등 계절적 영향을 미치는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역시 전년동월대비 5.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예상치인 5.5%를 약간 상회했다.
2%대의 인플레이션를 목표로하고 있는 미 연준의 입장에선 여전히 갈길이 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미 연준이 금리인상 카드를 쓸 수 있는 기회 또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도 향후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시장이 예상한 시나리오는 제롬 파월 의장이 언급했던 것처럼 2~3번의 금리인상과 함께 최종적으로 5.25~5.50%에서 멈추는 것이다.
한편으론 1월 CPI가 해석의 여지를 남기며 시장이 전체적으로 출렁임이 심했지만 개별주들은 이같은 매크로 변수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전기차 대표주인 테슬라는 7.51%상승한 209.25달러로 마감했다. 1월 단기급등후 며칠간 조정을 겪은 테슬라는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지 관심이다. 로이터는 이날 테슬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에서 네번째 가격변경을 단행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주력인 '모델3' 세단과 '모델Y' 크로스오버 모델중 일부의 가격을 또 다시 변경했는데, 흥미로운 것은 품목 전체의 일괄적인 인상 또는 인하가 아닌 인상 및 인하 품목이 엇갈렸다는 점이다.
이번에 테슬라는 '모델Y' 크로스오버 가격을 기존보다 1000달러 인상한 5만8990달러로 공지했으며, 반면 가장 저렴한 모델인 후륜구동 '모델3' 세단 가격은 기존보다 500달러 내린 4만2990달러로 수정했다. 물론 두 차량 모두 IRA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이 가능하다. 그외 나머지 모델 3와 모델 Y의 나머지 모델들의 가격 변동이 없다.
전기차 제조 노하우를 가진 테슬라가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전체 전기차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모습이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차 가격 인하 이후 지난 1월 차량 주문량이 회사 생산량의 약 2배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리비안(+3.01%), 루시드(+1.27%)도 상승 마감했고, 니콜라는 보합에 그쳤다.
반도체는 최근 '챗GPT' 열풍에 따른 AI 반도체 고성능화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특히 엔비디아가 5.43% 올라 주도주로 떠올랐고, AMD(+3.39%), 마이크론 테크놀로지(+3.24%)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는 이같은 AI 열기를 반영,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기존 215달러에서 25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BofA는 장기적으로 엔비디아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시장에서 수혜를 입게될 것으며, 2027년까지 매출에선 140억 달러, 주당순이익(EPS)에선 3달러를 늘리는데 생성형AI 시장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글로벌 클라우드 및 엔터프라이즈 고객 간의 AI 경쟁으로 향후 5년 내에 업계 전체 데이터센터 매출도 4배 증가할 수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애플(-0.42%), 아마존(+0.16%), 알파벳(+0.07%), 넷플릭스(+0.39%), 마이크로소프트(+0.31%)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특별한 이슈없이 소폭 등락이 엇갈리며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