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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구현모 역작 ‘디지코’ 실적 어땠나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KT의 지난해 디지코(DIGICO) 관련 사업부문 매출은 4조1681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영업매출의 16.2%에 달하는 금액이다.

디지코는 구 대표가 2020년 취임 직후 제시한 전략으로, 회사를 기존 유무선 통신 기반 텔코(TELCO)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으로 전환시키겠다는 목표로 수립됐다.

15일 KT의 2022년 4분기 실적에 따르면, 회사가 ‘디지코’ 부문으로 분류한 사업은 크게 ▲‘디지코 B2C’ ▲‘디지코 B2B’ 등 두 가지다.

‘디지코 B2C’는 미디어(IPTV·OTT시즌·옥외광고) 사업과 모바일 플랫폼(핀테크·콘텐츠유통·IoT 등)을 포함하며, ‘디지코 B2B’는 엔터프라이즈DX(기업용 서비스), 클라우드·IDC, AI·뉴비즈(AI컨택센터 등), 부동산 사업이 있다.

디지코 B2C 부문에서는 지난해 연간 2조22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3.9% 오른 금액이다. 대부분의 매출은 미디어 사업(2조110억원)에서 발생했다. IPTV가 매출을 견인했단 얘기다. IPTV 가입자는 지난해 1분기 923만6000명에서 계속 증가 추세로, 지난 4분기 943만2000명에 이르렀다.

디지코 B2B 부문에서는 작년 1조9404억원의 연간 매출을 달성했다. KT클라우드 분사로 인한 영향으로 전체 매출은 전년보다 4.8% 감소했고 특히 클라우드·IDC 사업이 57.8% 급감했다. 분사한 KT클라우드의 매출을 포함할 경우 디지코 B2B 매출은 2조2720억원으로 전년대비 11.4% 증가하게 된다.

디지코 B2B 사업의 분기 매출은 좋지 못하다. 전분기와 비교해 엔터프라이즈DX 사업은 5.8% 하락했고, 클라우드·IDC 사업은 81.9%, AI·뉴비즈 사업은 24.3% 감소했다. 부동산 사업만이 전분기 대비 4.5% 증가했다. 통상 4분기에 매출이 떨어지는 계절성 요인 때문이다. 전년대비로는 분사 이슈가 있는 클라우드·IDC 사업 제외 모두 상승했다.

이로서 지난해 디지코 매출은 연 4조168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6.2%에 이른다. 지난 2020년 디지코 매출이 4조1833억원(16.8% 비중)을 기록한 것에 비해서는 다소 주춤했지만, KT클라우드 매출을 포함하면 4조4997억원(17.5% 비중)으로 성장세다.

하지만 애초에 ‘디지코’ 부문의 분류체계 자체가 엉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디지코는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서 정체성을 굳힌 KT가 추진하는 신사업 또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기존에 해왔던 미디어(IPTV) 사업이나 임대수익을 주로 하는 부동산 사업이 디지코 매출로 잡히는 것은 의아하다는 것이다.

실제, 디지코 매출(KT클라우드 매출 포함)에서 미디어와 부동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8.8%로 과반에 가깝다. 반면 ▲엔터프라이즈DX ▲클라우드·IDC ▲AI·뉴비즈 사업만 따진 디지코 매출은 1조7545만원으로,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이 6.8%로 내려간다.

다만 KT 관계자는 “IPTV의 경우 단순히 유선TV로 보기보다 지니TV라는 하나의 방송 플랫폼 위에 스튜디오지니의 콘텐츠가 결합된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텔코보다는 디지코에 부합한다고 본 것”이라며 “부동산 사업 역시 AI 등 각종 기술과 인프라를 가지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이라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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