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中, LCD 넘어 OLED 잡을라"… K-디스플레이 초격차 확보 '시급'

백승은
- 거센 中 추격에…투명 OLED 등 차세대 기술에 집중
- 2024년에는 中이 OLED 최강자 될 수도…Ex-OLED 기술 선점 강조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까지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민관의 전방위적인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확장(Ex)-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대한 원천 기술력 확보가 핵심으로 부상했다.

21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3년 디스플레이 기술로드맵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는 ▲강민수 옴디아 수석연구원 ▲여준호 LG디스플레이 그룹장 ▲조성찬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박영호 박사가 나섰다.

지난 2022년 기준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은 1228억달러(약 159조원) 규모다. 전체 시장에서 액정표시장치(LCD)가 64%, OLED가 36%를 차지한다. 점유율 격차가 있긴 하나 OLED는 성장률이 높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이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2.5% 성장하는데 비해, OLED는 같은 기간 연평균 4.6%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은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의 70%를 공급하며 OLED 분야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안심하긴 이르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강민수 옴디아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디스플레이 시장에 나타난 변화와 관련해 LCD 시장에서는 이미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넘어섰고, OLED 시장에서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대 고객인 애플이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에 OLED 도입을 확대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이며 중국 기업들은 호시탐탐 계약을 노리는 상황이다.

강민수 연구원은 “OLED 시장에서 중국 기업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OLED 패널의 전력 효율성 등 부과 기능을 높이고,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 등 각 응용처별 맞춤 기술 개발이 뒷받침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 발생 후 가전, 노트북 등 정보기술(IT) 수요가 크게 늘며 미래 수요가 상당 부분 앞당겨졌다고 설명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보복소비(펜트업)로 수혜를 입었지만, 2022년에는 수요 충족 및 경기침체 영향으로 시장이 축소되는 흐름을 보였다.

◆“中 OLED 추격 심화…차세대 시장 ‘Ex-OLED’ 경쟁력 선점”

박영호 박사는 ‘3세대 OLED’ 기술인 Ex-OLED 원천 기술을 확대하고 인력을 양성해 미래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OLED는 크게 1세대와 2세대, 3세대로 나뉜다. 1세대는 평면 디스플레이에서 OLED를 구현한 기술인 ‘리지드(Rigid) OLED’다. 2세대는 이보다 한 단계 발전한 형태로, 접고 펼 수 있는 ‘플렉서블(Flexible) OLED’다. Ex-OLED는 3세대로, 1세대와 2세대에 비해 특장점이 대폭 확대된 형태를 일컫는다. 주로 고휘도 및 장수명을 갖춘 게 특징이며, 사물인터넷(IoT) 모빌리티나 메타버스와 같은 신 영역에 적합하다.

박영호 박사는 “Ex-OLED 기술 선점을 위해서는 고급 인력과 산업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수요 기업과 공동연구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환영사를 맡은 전윤종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은 “OLED 패널 출하량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에 발맞춰 정부는 디스플레이를 국가첨단전략산업 및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는 등 새 시장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서두를 열었다.

이어, “앞으로 기업과 정부, 산학연이 연대하고 협력해 생태계를 강화하고 Ex-OLED 및 무기발광다이오드 발전도 빠르게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한철종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센터장은 ‘과수원 모델’을 제안했다. 한철종 센터장은 “묘목을 얻기 위해서는 중소·중견 기업, 교육계의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라며 “이를 통해 대기업의 매출이라는 최종 과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욱 동진쎄미캠 부사장은 Ex-OLED 분야에서 산업적으로 5년 이상 격차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기업은 OLED도 한국 기업 뒤를 바짝 쫓고 있으며, 올해가 지나면 추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며 “진정한 초격차가 어디에 있는지 고민하고 세밀하게 살펴봐야 할 차례”라고 언급했다.

순서대로 한철종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센터장, 서민철 경희대학교 교수, 김현도 주성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 김병욱 동진쎄미캠 부사장.
순서대로 한철종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센터장, 서민철 경희대학교 교수, 김현도 주성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 김병욱 동진쎄미캠 부사장.

◆ 또 다른 대안 '투명 OLED'

여준호 그룹장은 차세대 OLED 중 하나로 투명 OLED를 제시했다. 투명 OLED는 사무실이나 일반 소매점, 지하철 등에 투명 OLED를 활용해 공간에 다채로움을 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하철 창문을 투명 OLED로 꾸미고, 창밖에 보이는 유명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식으로 활용 가능하다.

지난 2014년부터 LG디스플레이는 투명 OLED를 선보였다. 올해는 기존 투명도 40%에서 5%포인트 높아진 투명도 45% 제품을 출시한다. 올 상반기 내로 30인치대 투명 OLED를 선보이고, 늦어도 내년 초에는 70인치대 제품을 선보여 라인업을 확장하는 게 목표다. 현재 풀HD, UHD 해상도를 넘어 4K 제품도 구축할 계획이다.

조성찬 부사장은 코로나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사용하는 사무 기기도 늘어났다고 전했다. “팬데믹 이전에 비해 집에 보내는 시간이 평균 2.1시간 증가했으며, 이에 사무 공간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사무기기들을 집에서도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디스플레이의 해상도 및 기능이 상향 평준화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해상도 ▲색 재현율 ▲눈 피로도 축소 ▲친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도화해 경쟁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축사를 진행한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디스플레이는 전자기기 부품이 아닌 세상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라면서 “K-디스플레이 플랫폼을 통해 신 시장을 만들고, 수요 업체에 대한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자동차·투명·확장현실(XR) 디스플레이까지 다방면으로 뻗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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