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LG엔솔, 115조원 전기상용차 배터리 시장 '찜'

김도현
- 포드와 튀르키예 배터리 공장 구축
- 2030년 시장 규모 115조원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상용차 공략에 속도를 낸다. 주요국 업체들과 연이어 손을 잡으면서 시장 선점에 나선다.

지난 22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포드, 튀르키예 코치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JV) 설립 추진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3사는 튀르키예 앙카라 인근 바슈켄트 지역에 25기가와트시(GWh) 수준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2026년 양산 예정으로 향후 45GWh까지 생산능력(캐파)을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할 방침이다.

포드와 코치는 이미 튀르키예에서 협업 중이다. 양사는 현지 JV ‘포드 오토산’을 만들고 연 45만대 규모 상용차를 생산 중이다. 참고로 포드 오토산은 튀르키예 자동차 생산 45%, 수출 41%를 차지한다.

당초 양사는 SK온과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복합적인 이유로 SK온과 협상에서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으로 협력사를 선회했다.

신설 JV를 통해 양산되는 배터리는 포드의 전기상용차 ‘E-트랜짓’ 등에 탑재될 예정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공장 내 포드 물량을 기존 대비 2배 늘리기로 한 데 이어 튀르키예에서도 포드용 배터리를 제작하게 됐다.

포드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유럽 상용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차량을 판매한 브랜드’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대표모델인 ‘트랜짓’은 연간 27만대(2021년 기준) 가량 팔리고 있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장착될 전동화 모델 E-트랜짓도 견조한 수요가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JV 배경에 대해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유럽 전기상용차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는 회사의 미래 전략과 품질 및 성능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자 하는 포드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계기로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상용차 분야를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2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FEPS(Freudenberg E-Power Systems)와 19GWh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는 고성능 상용차 5만대 이상(고성능 전기차 27만대)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상용차 배터리 모듈 단가를 5GWh당 1조원 내외로 추정한다. 단순 계산하면 FEPS와 거래 금액은 약 4조원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일본 최대 상용차업체인 이스즈와도 배터리 납품 관련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조단위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이스즈가 생산할 준중형 트럭 ‘엘프 전기차’ 등에 배터리를 투입할 전망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독보적인 글로벌 생산 경험과 투자 역량,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이 포드와 오랜 파트너십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이라며 “고객가치 역량을 더욱 강화해 포드, 코치와 유럽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협력을 한층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상용차 배터리 부문은 2022년 37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최대 574GWh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언급한 기준에 따라 돈으로 환산하면 2030년 시장 규모는 약 115조원이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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