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조성호 공영홈쇼핑 대표 “송출료 인상, 디지털전환으로 대응”(종합)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개국 8주년을 맞은 공영홈쇼핑이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공공기관이지만 정부 지원 없이 자체 수익을 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자본잠식에 가까웠을 당시 동결수준이던 송출수수료도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공영홈쇼핑은 공적 책무 및 디지털전환을 강화해 영업이익 흑자 구조를 유지한다는 목표다.

27일 조성호 공영홈쇼핑 대표<사진>는 창립 8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판로지원액(취급액)이 1조원을 달성했고, 누적 적자를 완전히 해소하며 안정화 단계에 들어갔다”며 “정보기술(IT) 투자도 2021년 46억원에서 지난해 140억원으로 확대해 디지털전환을 통한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공영홈쇼핑 판로지원액은 1조62억원, 당기순이익은 140억원이다. 이중 모바일 판로지원액은 2021년 대비 약 800억원 증가한 3893억원을 기록했다.

공영홈쇼핑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지정됐지만, 설립 당시 초기자본 400억원 공적 자금 투입을 제외하면 공적 예산이 투입되지 않는다. 이에 지속적인 적자로 자본잠식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2020년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내며 누적 적자를 해소했다.

올해 공영홈쇼핑은 판로지원액 1조1000억원, 영업이익 160억원을 목표로 삼았다. 또한 모바일 라이브커머스를 소상공인 전용 채널로 집중 육성해 모바일 판매 비중을 지난해 39%에서 올해 45%로 높이기로 했다. 공공기관으로서 공적 책임도 강화한다. 유통업계 처음으로 도입한 ‘유통망 상생결제’를 홈쇼핑 업계로 확산하고 물가안정 프로젝트도 이어간다.

물론 공영홈쇼핑이 빠르게 재무건전성을 갖춘 데에는 송출수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요인이 있다. 유료방송 채널 ‘자릿세’ 개념으로 지불하는 송출수수료는 최근 5년간 약 20%씩 급등해 주요 홈쇼핑업체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공영홈쇼핑은 공공기관인 데다 자본잠식 상태에 있단 점을 고려해 실상 동결 수준으로 유지돼왔다.

조성호 대표는 “송출수수료에 의해 영업이익 구조가 개선됐다는 데 공감한다”며 “작년부터 플랫폼(유료방송)에서도 정당한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올해 10% 이상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홈쇼핑 시장이 다운사이징 되고 있어 비용구조 측면에서 굉장히 도전적이지만 공적 기능에 대해 강조하고 모바일 시프트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영홈쇼핑에 따르면 중소상공인 협력업체에게 받는 평균 판매 수수료율은 지난해 16.4%로 전년(19.8%)대비 더 낮아졌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20.7%보다 4%가량 낮은 수치다. 중소기업 70% 가량이 식품 가공업체인 만큼, 판매수수료와 판매단가를 낮춰 식품 카테고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올해 공영홈쇼핑이 집중하는 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다. 지난해 ‘공영라방’은 220업체가 참여해 980회 방송을 진행했다. 연간 판로지원액은 50이다. 올해는 라방을 최대 2000회까지 확장, 판로지원액 150억원을 목표로 한다. 일 평균 5~6회 방송을 진행한다는 의미다. 네이버·쿠팡·지마켓·11번가 등 민간 플랫폼에도 연계 송출해 소상공인 판매량 극대화에 힘쓴다. 민간 플랫폼 송출에 들어가는 120억원 가량 제휴비용은 소상공인 대신 공영홈쇼핑이 지원한다.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공영쇼핑 촬영 장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공영쇼핑 촬영 장면
공영홈쇼핑은 올해 중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300억원 규모 상생펀드를 조성하고, 판매대금 조기 현금화가 가능한 유통망 상생결제도 70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조 대표는 “유통망 상생결제가 다른 홈쇼핑 업체뿐 아니라 대형유통업체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메기 역할을 하겠다”며 “현재 홈쇼핑 2개사가 상생결제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조 대표는 모바일 라이브커머스가 소상공인 판로확대에 기여하는 만큼, 신설 데이터홈쇼핑(T커머스)이 추가되는 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생방송 중심 TV홈쇼핑 업체 중 T커머스를 동시 운영하지 않는 곳은 공영홈쇼핑과 홈앤쇼핑뿐이다.

채널이 추가되면 소상공인 판로가 더 확대된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TV 시청률이 줄고 있는 만큼 미래 지향적인 판로확대 정책이 고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 판로확대 측며에선 긍정적일 수 있지만 현재 소상공인 디지털 적응이 더 급선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기회가 되면 T커머스 검토는 할 수 있겠지만, 매년 시청률이 10%씩 줄고 있는 상황에서 좀 더 미래지향적인 판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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