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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3결산]③ 모바일 월드 차이나?…중국이 점령한 바르셀로나

김도현

- “더 이상 가성비만 내세우지 않는다”…통신·스마트폰 기술력 과시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중국이 CES의 한을 MWC에서 푼 것 같다”

지난 2월27일(현지시각)부터 3월2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3에 참가한 국내 기업 대표의 소감이다.

올해 MWC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지면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흐름에는 중국이 상당 부분 기여를 했다. 중국 업체들은 미·중 갈등 여파로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참여가 제한적이었다. 이에 유럽에서 진행되는 MWC에 전력투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세대 통신 ‘6G’ 선점하려는 中

모바일 이벤트인 만큼 중국에서는 통신 및 스마트폰 회사가 대거 등장했다. 미국 제재로 직격탄을 맞은 화웨이는 그간 설움을 분풀이하는 모양새였다.

통상 MWC 전시장에서는 한 업체가 특정 자리에 한 번 들어가게 되면 불참하지 않는 한 유지된다. 감염병 여파로 불참하는 곳이 속출한 사이 화웨이는 빈 부스를 사들이면서 삼성의 5~6배 규모의 전시장을 꾸리게 됐다.

화웨이는 통신 장비 및 솔루션에 중점을 뒀다. 기존 5세대(5G) 이동통신을 넘어 5.5G, 6G까지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5.5G는 5G를 개선한 버전으로 2027년 글로벌 표준화가 완료될 예정이다. 이론적으로 10기가비피에스(Gbps) 속도를 내며 연결성 측면에서도 5G 대비 강화되는 장점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기반 6G, 위성통신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한쪽에는 스마트폰 등 IT 기기도 배치했다. 앞서 언급한 미국 제재로 막대한 손실을 본 사업이다. 화웨이는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s2’를 비롯해 최신 모델 ‘메이트50’ 시리즈, 중저가 모델 ‘노바’ 시리즈 등을 공개하면서 완제품 분야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은 만물인터넷(IoE) 기반 6G 로드맵을 공개했다. 시공간 제약 없는 정보 연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어떤 단말기로도 디지털트윈을 포함한 각종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180만원 프리미엄폰·갤럭시Z 닮은 폴더블폰 등장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2월 초 신제품 행사를 연 삼성전자 부스보다 더 붐비는 분위기였다.

샤오미는 개막 전날인 2월26일(현지시각) 바르셀로나에서 ‘샤오미13’ 시리즈 출시행사를 진행했다. 샤오미는 약 1시간30분의 설명 시간에서 절반 이상을 카메라 쪽에 할애했다.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독일 라이카, 일본 소니와 협업했다. 샤오미 스마트폰에 라이카는 렌즈와 솔루션, 소니는 이미지센서 등을 제공한다.

또 주목할 부분은 가격이다. 최상위 제품인 샤오미13프로 가격은 1299유로(약 180만원)다. 삼성전자, 애플 등 플래그십 모델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동안 가성비로 승부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품질과 소비자 충성도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화웨이 자회사 아너는 양옆으로 여닫는 갤럭시Z폴드 시리즈와 흡사한 ‘매직Vs’를 출시했다. 크기나 디자인 모두 삼성전자 제품을 떠오르게 했다. 눈에 띄는 점은 접었을 때 틈이 거의 없는 부분이었다. 힌지 기술이 상당수준으로 올라왔음을 알 수 있는 포인트다.

오포는 갤럭시Z플립을 연상케 하는 ‘파인드N2플립’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방탄소년단(BTS)와 협업 당시 대표 색상로 내세운 ‘보라퍼플’과 비슷한 컬러를 입힌 모델이 눈길을 끌었다. 외부 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보다 큰 것이 특징이다.

레노버 자회사인 모토로라, 테크노 등도 폴더플폰을 등장시켰다. 테크노의 경우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진 기업이나 기대보다 훌륭한 제품을 선보였다. 부스에서 테크노의 ‘팬텀V폴드’ 등을 직접 본 관람객들은 놀라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갤럭시Z폴드와 같았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고객으로 둔 삼성전기의 장덕현 대표는 “중국 스마트폰 기술이 꽤 올라온 것 같다. (중국 고객에서)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다”고 전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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