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일반

"지도에서 부산 사라질수도"... 화석연료 사용량 훨씬 '심각'

신제인
-국립해양조사원, 기후변화 시나리오 공개
-2100년에 해수면 최대 82cm 높아질 수도
-2년 전 전망치보다 상승...일부 연안 침수 우려

고탄소 시나리오를 적용한 한국 해수면 전망. '바다누리 해양정보서비스' 사이트 갈무리.
고탄소 시나리오를 적용한 한국 해수면 전망. '바다누리 해양정보서비스' 사이트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동해안 등 한국의 해수면이 2100년에는 최대 82cm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최악의 경우, 일부 국내 연안 저지대가 침수될 가능성도 있다.

10일 해양수산부 소속 국립해양조사원은 한국 주변 해역의 해수면 상승 전망 정보를 공개했다. 조양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해 분석한 결과다.

시나리오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물론 인구 등 경제구조 변수도 함께 고려됐다.

화석 연료 이용률이 더 이상 줄지 않고 온실가스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배출될 것으로 보는 고탄소 시나리오(SSP 5-8.5)에 따르면 국내 해수면 높이는 2050년 최대 25㎝, 2100년 최대 82㎝ 상승하게 된다.

저감 장치 구축이나 재생에너지 전환 노력 없이 무분별한 개발이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부산 해운대가 침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해수면) 82㎝ 상승은 심각한 수준으로 봐야 한다”며 “해수면 수위가 80㎝에서 1m 상승하면 부산 해운대 등 상당수 해안가 도시가 침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김 교수는 “기후변화로 발생 빈도가 늘고 있는 태풍·해일 등 자연재해가 겹치면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저탄소 시나리오상 최대 47cm, 고탄소 시나리오상 82cm 해수면 상승이 예측된다. 해양수산부 제공.
저탄소 시나리오상 최대 47cm, 고탄소 시나리오상 82cm 해수면 상승이 예측된다. 해양수산부 제공.
한편, 탄소 관리에 착수한 미래를 그린 저탄소 시나리오(SSP 1-2.6) 속에서도 해수면 상승은 불가피했다. 저탄소 시나리오는 재생에너지 기술 발전으로 화석연료 이용률을 최소화하는 등 친환경적인 경제성장이 이뤄질 경우다. 이때도 국내 해수면 높이는 2050년 20㎝, 2100년 47㎝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전망치는 2년전 분석보다 악화된 수치다. 앞서 해양조사원은 2021년 IPCC 5차 기후변화 시나리오(RCP 8.5)를 적용해 국내 해수면 상승 폭을 분석했는데, 당시 국내 해수면은 2100년 최대 73cm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불과 2년만에 해수면 상승 전망치가 9cm 오른 셈이다. 이와 관련 해양조사원은 “해수면 상승속도가 기후 변화로 인해 점차 빨라지고 있다”라며 “이번 전망치 발표를 전국 항만과 연안 지역의 연안재해취약성 평가 및 침수예상도 작성 등에 전면 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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