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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TV 대전] ② ‘가전 큰형님’ 삼성·LG 패널 동맹 이루어질까

백승은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이번 주 국내 가전업계의 큰형님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2023년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신제품을 선보였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17년 연속 판매 1위를 달성한 ‘TV 강자’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국내 시장에 OLED 시장에 재진입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에 삼성과 LG의 ‘OLED 동맹’ 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OLED TV 패널을 공급하는 기업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한데, OLED 후발주자인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에 패널을 공급받아 수량을 확대하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삼성전자는 “언제든 열려 있다”는 반응을 보이며 긍정적으로 상황을 검토 중이다.

◆“가능성 열어뒀다”는 삼성…올해는 정말 LGD 손 잡나

글로벌 TV 시장 1위는 삼성전자지만, OLED TV 시장 강자는 LG전자다. 지난 2013년 동시에 OLED 시장을 진출한 후 삼성전자는 이르게 철수했지만 LG전자는 사업을 지속했다. 그 결과 OLED 진영에서 LG전자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현재 약 60%로 과반 이상이다.

OLED는 액정표시장치(LCD)보다 고급 기술이다. 공정 과정이 복잡해 LCD 보다 수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이 점 때문에 LG전자에 OLED TV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는 설비 시설 투자 등을 통해 지난 2012년 시장 진입 이후 꾸준히 수율 개선에 나섰다.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LG디스플레이의 TV용 화이트(W)-OLED 출하량 예상치는 760만대다. 한 해 TV용 OLED 패널 예상 출하량이 910만대인 점을 고려하면 80%이상이 LG디스플레이 패널인 셈이다.

삼성전자가 OLED 시장에 성공적으로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OLED 패널을 확보해 ‘많이 잘’ 판매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 TV 패널은 연간 기준 150만장에 불과해 LG디스플레이의 5분의1 수준이다. 또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소니 등 다른 고객사에게도 패널을 공급하고 있어 전달 물량에 한계가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지난해 삼성전자가 북미와 유럽 시장에 먼저 55인치와 65인치 OLED TV를 출시했을 당시부터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올해도 동맹 가능성은 열려 있다. 지난 2월 ‘CES 2023’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장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와의 동맹설을 묻는 질문에서 “구매 한다 안 한다의 개념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추가 고객사 확보가 절실하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봤다. 시장 진입 초기에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삼성전자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상황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신제품 이름에 ‘QD-OLED’가 들어가지 않은 점을 들어 LG디스플레이와의 동맹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OLED 패널의 정확한 명칭은 QD-OLED인데, 2023년 삼성전자 신제품에는 QD가 빠졌다”라며 “LG디스플레이의 W-OLED를 사용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LG의 ‘OLED 청백전’ 어떻게 다를까…가격은?

삼성과 LG의 OLED TV는 발광원 자체가 달라 ‘OLED 청백전’으로도 표현된다. 삼성전자 TV에 들어가는 OLED은 청색 유기물을, LG전자는 백색 유기물을 발광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OLED는 적·녹·청(RGB) 세 가지의 발광소자를 통해 색을 구현한다. 10년 전 첫 출시 당시에는 두 기업 모두 RGB 3가지 유기물이 각자 색을 내는 방식을 활용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삼성전자의 신제품은 QD-OLED 기술을 활용했다. 청색 OLED 위에 무기물인 QD를 컬러필터처럼 활용해 색을 내는 게 골자다. LG전자의 경우 RGB를 수직으로 쌓아 흰색으로 구현하고, 그 위에 컬러필터를 덧댄다. W-OLED라고 불리는 방식이다.

한편 10살을 맞은 OLED는 첫 등장에 비해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많게는 5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2013년 당시 삼성전자 OLED TV 55인치는 1000만원이 훌쩍 넘었다. LG전자의 55인치 OLED TV도 1500만원 상당이었다.

이후 매년 OLED 패널 수율이 안정화하며 생산원가가 절감됐다. 삼성전자의 OLED TV 가격은 ▲55인치 309만원 ▲65인치 529만원 ▲77인치 799만원이다. LG전자는 65인치는 319~539만원, 77인치는 570~900만원이다.
백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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