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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오픈AI 이어 엔비디아까지, 놀라운 영상 업스케일링 기술 ‘VSR’

이종현
엔비디아가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VSR을 소개하는 영상 중 일부
엔비디아가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VSR을 소개하는 영상 중 일부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가 전 세계를 강타한 현재, AI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거의 모든 정보기술(IT) 기업이 AI를 강조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기술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소 및 스타트업들도 대형 AI 모델을 이용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여러 AI 기술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것은 챗GPT다. 챗GPT는 한정된 상황에서 낮은 인식률로 작동하던 그간의 AI 챗봇과 달리 범용적으로, 높은 인식률을 보여준다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AI 업계의 판도를 뒤바꿨다고 평가받는다.

이런 가운데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인 엔비디아가 내놓은 동영상 업스케일링 기술 ‘비디오 슈퍼 레졸루션(Video Super Resolution, 이하 VSR)’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활용성 면에서 챗GPT 못지않은 경이적인 기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엔비디아 VSR은 저해상도의 영상을 고해상도로 만들어 주는 AI 기술이다. 저해상도 영상을 고해상도의 디스플레이로 시청할 경우 영상 속 픽셀(Pixel, 이하 p) 수가 부족한데 AI가 비어 있는 픽셀 요소요소를 자동으로 생성해 채워주는 것이 기술의 기본 골자다. 엔비디아가 게임 이용자를 위해 선보이고 있는 ‘딥러닝 슈퍼 샘플링(Deep Learning Super Sampling, 이하 DLSS)’ 기술이 대표적이다.

VSR이 DLSS 기술을 지원하는 특정 게임에서만 작동했다면, VSR은 동영상 콘텐츠 전반에 적용된다. 웹브라우저에서 하드웨어 가속 설정을 할 경우 유튜브나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의 콘텐츠도 업스케일링할 수 있다. 영화와 같은 실사 콘텐츠부터 3D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설정을 통해 동영상 플레이어에도 적용할 수 있다.
RTX 3000번대 이상 제품의 최신 드라이버에서 1~4 옵션으로 업스케일링 가능하다. 해당 기능을 작동시킬 경우 GPU의 부하율이 높아진다. 전력 사용량 증가, 온도 상승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RTX 3000번대 이상 제품의 최신 드라이버에서 1~4 옵션으로 업스케일링 가능하다. 해당 기능을 작동시킬 경우 GPU의 부하율이 높아진다. 전력 사용량 증가, 온도 상승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대가 없는 기술은 아니다. AI가 비어 있는 픽셀을 채우는 만큼 GPU의 부하율이 높아진다. 더 많은 컴퓨팅파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또 해당 기술은 지포스 RTX 3000/4000번대 제품군의 최신 드라이버에서 이용할 수 있다. RTX 3000번대는 2020년 9월, RTX 4000번대는 2022년 9월 출시됐다. 그전 세대 제품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업스케일링 기술은 완전히 새로운 영역의 기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가령 TV 및 모니터 등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모두 독자적인 업스케일링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네오 퀀텀 프로세서’를, LG전자는 ‘알파9 5세대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다.

대기업의 80인치 4K TV를 사용 중인 A 씨는 엔비디아 VSR을 체험한 뒤 “TV 제조사가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유튜브를 통해 같은 콘텐츠를 보더라도 기존 TV에서 제공하는 업스케일링을 적용한 것과, PC 연결 후 엔비디아 VSR을 적용했을 때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VSR 기술의 사용경험은 최근 엔비디아의 가격정책에 불만을 품던 일반 사용자들의 여론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컴퓨터 하드웨어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4K 모니터에서 원본 1080p 영상을 보는 것보다 720p 영상을 업스케일링해서 보는 것이 더 나은 듯하다”, “영상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엔비디아” 등 기술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별로 체감 안 된다”, “동영상 멈춤 등 버그가 있는 듯하다”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챗GPT가 그러하듯 엔비디아의 VSR 기술 역시 다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다. 과거 명작 저해상도 영상을 업스케일링해 정주행하고 있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MS도 자사 웹브라우저인 ‘에지(Edge)’의 실험용 버전에서 웹브라우저상에서 적용 가능한 VSR을 선보이는 등 기술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MS VSR의 경우 엔비디아 RTX 2000번대 이상, AMD RX 5700 이상 그래픽카드를 요구한다. 다만 보안 솔루션이 적용된 넷플릭스 등 영상 플랫폼 환경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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