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韓 수출 무너진다…삼성·SK, 1분기 반도체 적자 우려 [DD인더스]

김도현
- 1년 이상 무역적자 불가피…메모리 반등 시급
- 하반기 전망 불확실…감산 여부·규모 주목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우리나라 수출의 약 20%를 담당하는 반도체가 전방산업 침체로 흔들리고 있다. 두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업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작년 3월부터 지속된 무역적자 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과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각각 2조원, 4조원 내외 영업손실을 낼 전망이다. 추정치인 만큼 변동은 있을 수 있으나 마이너스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위기는 두 회사의 주력인 메모리 부진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요 응용처 서버, 모바일 등 수요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되면서 메모리 업계는 역대급 불황을 겪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 적자 전환했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사업 분위기를 보여주는 반도체 재고자산도 대폭 늘었다. 2022년 삼성전자 DS부문의 재고는 29조576억원으로 전년 말(16조4551억원)보다 12조6025억원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역시 8조9501억원에서 15조6647억원으로 2배 가까이 불었다. 메모리 가격 하락이 멈추지 않는 요인이다.

반도체 쇼크로 한국 경제는 빨간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01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7.5% 축소했다. 지난해 10월부터 감소세인데 5개월 연속 위축된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2월 수출액은 59억6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약 43% 떨어졌다. 거의 반토막 수준이다. 반도체로 한정하면 7개월 연속 역성장이다.

결과적으로 올해 2월 무역수지는 53억달러 적자로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반도체 산업이 당장 회복되기는 어려운 만큼 1년 넘도록 무역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시선은 반도체 제조사로 향하고 있다. 적자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감산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적자에 돌입한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 등에서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 제품 라인 웨이퍼 투입량을 줄여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공정 전환, 시설투자 연기 등으로 생산량을 조절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 반도체 장비업체 대표는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시점이어서 섣불리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당초 하반기부터 반도체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북미 서버 업체들의 보수적인 재고 정책 지속에 따라 상반기 적자 규모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하반기는 현금 원가에 진입한 메모리 가격 하락 둔화,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축소 효과 등으로 점직전식 수급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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