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TSMC·삼성전자마저"…파운드리 업계 줄줄이 '역성장' [DD인더스]

김도현

- 작년 4분기 이어 올해 1분기도 ‘먹구름’
- TSMC vs 삼성전자, 점유율 격차 확대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기업들이 전방산업 부진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하반기 반등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14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전 세계 10대 파운드리 업체 매출은 335억3000만달러(약 43조8000억원)로 전기대비 4.7% 하락했다.

트렌드포스는 “2023년 1분기에는 계절적 비수기와 불확실한 거시경제로 감소 폭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간 1위 대만 TSMC 매출은 1.0% 뒷걸음질했다. 대신 점유율은 56.1%에서 58.5%로 증대했다. 60%에 육박하는 수치다. 상대적으로 티어2, 티어3 파운드리에 부정적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위 삼성전자 매출은 전기대비 3.5% 축소했으나 점유율은 15.5%에서 15.8%로 소폭 늘었다. 다만 TSMC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퀄컴과 엔비디아가 TSMC로 넘어간 여파가 미친 것으로 보인다.

3위 대만 UMC의 4분기 매출은 12.7% 급락했다. 4위 미국 글로벌파운드리는 톱10 중 유일하게 상승했다. 1.3% 오르긴 했지만 점유율은 6.9%에서 6.3%로 위축됐다.

뒤를 잇는 중국 SMIC, 화홍 등은 낙폭이 컸다. 각각 15.0%와 26.5% 매출이 줄었다.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세가 심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올해 1분기도 희망적이지 않은 점이다. TSMC에 따르면 지난 2월 매출이 전년동월대비 11.% 감소했다. 작년 2월 이후 최저치로 모바일 및 서버 시장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TSMC도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등 후발주자도 호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태다.

TSMC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기대비 14%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고객 수요 감소로 1분기 매출 부진이 불가피하다. 연간 설비투자를 일정 부분 중일 계획”이라면서 “하반기는 인공지능(AI) 관련 제품 출시 등으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의 연간 적자까지 우려되고 있다. TSMC 대비 가격협상력,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에서 밀린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파운드리 산업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대규모 봉쇄, 미국 금리 인상 등을 기점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둔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도 수요 약세가 유력하다”며 “하반기부터는 수요 개선 및 공급망 정상화에 따른 점진적 시장 회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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