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수년씩 걸리는 '항암제' 개발… AI로 30일만에 뚝딱 '신기원'

양원모
<사진=인실리코 메디슨>
<사진=인실리코 메디슨>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산학연 관계자들로 구성된 다국적 연구팀이 항암제 후보 물질을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으로 불과 30일 안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주고 있다.

만약 이 연구팀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이 걸리는 신약 물질 개발 기간을 수백배 이상 단축할 수 있게 됐기때문이다.

알란 아스푸루-구지크 캐나다 토론토대 화학과 교수와 201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레빗 미국 스탠퍼드대 구조생물학과 교수, 홍콩 기반 제약사 인실리코 메디신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스 자보론코프가 이끄는 합동 연구팀이 이 소식을 전한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지난 19일(현지시간) AI 기반 플랫폼들을 활용해 간세포암(HCC) 치료제 후보 물질을 30일 만에 개발·합성했다고 밝혔다.

원발성(原發性) 간암인 간세포암은 전체 간암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암이다. 5년 생존율을 20% 안팎으로, 다른 암들보다 예후가 나쁘다. 수술적 치료가 가능할 경우 50~60%까지 생존율이 뛰지만,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4명 중 1명꼴에 불과하다.

이 연구팀은 인실리코 메디신의 AI 기반 약물 개발 플랫폼 '파마.AI(Pharma.AI)'에 구글 딥마인드의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AlphaFold)를 적용, AI 기반의 표적 식별 엔진 '판다오믹스(Pandaomics)'와 화합물 설계 엔진 AI '케미스트리42'를 통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치료 경로를 발견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항암 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자보론코프 CEO는 이와관련 "전 세계가 예술, 언어 분야의 생성 AI에 매료돼 있을 때 우리는 알파폴드로 예측한 구조로 특정 표정을 억제하는 물질을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신약 개발이 어려운 건 '시행착오'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후보 물질을 공들여 만들고 폐기하는 과정에서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된다. 레빗 교수는 "이번 연구는 AI가 신약 개발 과정에서 속도, 효율성, 정확성을 높이는 능력이 있다는 추가적 증거"라고 말했다.

현재 인실리코 메디신과 토론토대 연구팀은 AI와 자동화, 첨단 컴퓨팅 기술을 결합한 자율 주행(Self-driving) 연구실을 개발하고 있다.

아스푸루-구지크 교수는 "AI로 유도한 단백질 생성 모델을 활용하면 (신약 연구) 대상 질병 범위를 크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자율 주행 연구실에 접목되면 인류는 전례 없는 영역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가 담긴 논문은 영국 왕립과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케미컬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양원모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