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김영환 충북지사가 정부의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옹호하는 글을 올리면서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는 표현을 쓴 게 논란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발언은 '망언'으로 규정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내 무덤에도 침을 뱉어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지사는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는 도발적 문구로 운을 뗀 뒤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 징용 피해 배상 해법에 대해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의 치욕이자 오점'이라고 비판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비난했다.
삼전도 굴욕은 조선 병자호란 때 인조가 청나라 태종에게 3번 무릎 꿇고, 9번 머리를 조아리며 굴욕적인 항복 선언을 한 것을 말한다. 1910년 경술국치 이전까지 조선 왕조의 최대 굴욕으로 취급됐다.
김 지사는 "삼전도에서 청나라에게 머리를 조아린 것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라며 "임진왜란을 겪고도 겨울이 오면 압록강을 건너 세계 최강의 청나라 군대가 쳐들어올 것을 대비하지 않은 조선의 무기력과 무능력에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박진 외교부 장관의 애국심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한다"며 "'통 큰 결단'은 불타는 애국심에서 온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의 글 밑에는 "지사님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라고 쓴 한덕수 국무총리의 글을 포함,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윤 대통령과 김 지사를 응원하는 내용이지만, 비판 글도 적지 않았다.
한편 민주당 충북도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 지사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했다.
민주당은 "강제 동원 셀프배상 안은 국익을 대변해야 하는 외교 전쟁에서 일본에 모든 승리를 안겨주고 피해는 오로지 우리 국민의 몫으로 남겨 놓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참패"라며 "외교 참패를 두둔하기 위해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는 것은 김 지사의 망언"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