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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누티비, "국내 OTT 콘텐츠 전체 삭제하겠다"…왜?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불법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돌연 국내 OTT와 오리지널 시리즈 전체 동영상을 삭제하겠다고 밝혀 향방이 주목된다. 다만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해외 OTT와 방송사 콘텐츠 삭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23일 누누티비는 "웨이브와 쿠팡플레이, 왓챠, 티빙, KT 시즌, 그외 기타 국내 오리지널 모든 시리즈를 일괄 삭제할 예정"이라며 "국내 OTT 피해에 대해 어느정도 수긍하며 앞으로 자료요청 또는 국내 OTT 관련된 모든 자료는 처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OTT 일괄 삭제 시점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금주 내 모든 자료를 삭제할 것"이라며 "국내 OTT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고, 필터링 또한 적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누누티비는 도미니카 공화국 산토도밍고에 소재지를 두고 한국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다. OTT 드라마·영화를 비롯해 지상파, 종편, 케이블 방송 등 주요 매체의 영상을 갈무리해 올리면서 그동안 방송업계가 골머리를 앓았다.

업계에선 누누티비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1000만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와 함께 누누티비의 인터넷주소(URL) 차단을 진행했지만, 도메인 주소를 지속적으로 바꾸면서 단속을 피해왔다.

결국 문제가 심각하다고 여긴 업계는 협의체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MBC, KBS, CJ ENM, JTBC 등 방송사, 영화제작사 및 배급사들로 구성된 한국영화영상저작권협회,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SLL, OTT 플랫폼 웨이브와 티빙 등은 지난 8일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를 발족하고 공동 대응에 나섰다.

또,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도 지난 16일 관련 수사에 착수하면서 누누티비를 압박해왔다. 올해 1월부터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ISP와의 협력을 통해 URL 접속 차단을 시행해온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현재 주2회 차단에서 매일 차단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는 "URL 접속 차단 이외에도 불법스트리밍 사이트 근절을 위한 합동 캠페인,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어 및 연관검색어 차단, 대체 사이트에 심의 없이 즉각 차단하는 패스트트랙 등 추가 조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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