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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력 소진된 2030 세대... ‘번아웃 증후군’에 빠진 대한민국

오현지
[디지털데일리 오현지 기자] 2030세대를 중심으로 전 세대에 퍼져 있는 ‘번아웃(Burnout) 증후군’이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다. 번아웃 증후군으로부터 청년을 구하기 위해 사회 공동체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서울시는' 번아웃으로부터 청년 구하기 사업'을 구체화했다. 서울시는 만 19~39세를 대상으로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을 실시한다. 지난해보다 43% 늘어난 1만명이 사업에 참여한다. 1차 사전 온라인 자가검진, 2차 상담사 자기이해 상담이 이뤄지며, 올해는 전문 상담사의 심화 상담으로 번아웃에 대한 정확한 유형을 분류할 계획이다.

심리교육과 처방 프로그램이 추가로 도입됐으며 고립·은둔 청년 지원사업과 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의 통합 관리 체계 구축에 나선다.

서울시 측은 “청년들이 스스로 몸과 마음의 건강회복을 다지고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지원사업을 확대했다”라고 설명했다.

청년들의 번아웃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은 몇 년 사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국무조정실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한국통계진흥원에 의뢰해 조사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 최근 1년간 번아웃을 겪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33.9%였다. 번아웃 이유로는 진로불안이 37.6%, 업무과중이 21.1%, 일에 대한 회의감이 14.0%, 일과 삶의 불균형 12.4% 순이었다.

특히 번아웃 증후군은 일부 직종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직업군이 바로 여성 상담사다. 이에 대해 경북여성정책개발원(김민아 책임연구원)은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 종사자 소진(번아웃·burn out) 현황 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자는 2022년 7월20일부터 8월31일까지 전국 가정폭력상담소, 해바라기센터, 여성긴급전화1366센터 등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기관 672곳 종사자 930명이다. 응답자의 74.4%인 692명은 지난 1년간 번아웃, 즉 소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성매매 피해자 지원기관 종사자의 지난 1년간 번아웃 소진 경험 비율은 83.0%로 가장 높았다. 근무경력 3년 이상~5년 미만에서는 84.9%, 중간관리자에서는 85.6%가 지난 1년간 번아웃을 겪었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번아웃 증후군을 극복할 수 있는 대책으로 ‘종사자 소진 예방 프로그램 시스템 구축’ ‘휴게시간 및 휴게공간 제공’ ‘업무량 조정 및 인력 보강’ ‘급여체계 개선’ 등을 제안했다.

우리나라는 어렸을 때부터 공부하며 엄청난 압박을 받으면서 대학입시를 준비한다.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자격증과 외국어를 공부하며 취업 스펙경쟁을 준비한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쉼 없이 살면서 취업에 성공해도 직장생활은 힘들 뿐이다.

직장은 최종 행복 종착지가 아님을 깨달은 청년들에게 결국 번아웃이 찾아오는 것이다. 최근 논란끝에 사실상 백지화된 정부의 주69시간 근무제도 결국은 이같은 번아웃 증후군에 노출된 2030세대들에게 또다른 공포로 다가왔기때문이란 분석이 적지않다. 극심한 저출산 현상도 역시 너무 빨리 지쳐버린 2030세대의 관점에 해결책을 내놓아야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가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서기는 했지만 번아웃 증후군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현재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사회가 달라지지 않으면 번아웃에 빠진 청년들을 구할 수 없다는 인식에 공감해야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오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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