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유튜버 '보겸'의 유행어 '보이루'는 여성 혐오 단어"라는 주장을 펼쳤다가 보겸에게 5000만원 배상하게 된 윤지선 세종대 초빙교수의 신간이 펀딩 사흘 만에 목표 금액을 초과 달성했다.

11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Tumblbug)에 따르면 출판사 '사유의 힘'이 펴내는 윤 교수의 신간 '미래에 부친 편지 - 페미니즘 백래쉬에 맞서서'(이하 백래쉬에 맞서서) 펀딩 프로젝트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총 5745만 5063만원이 모이며 목표 금액(5500만원)의 104%를 달성했다.

백래쉬에 맞서서는 '보이루 논란'이 본격화한 2021년 이후 사건을 둘러싼 정치·법조·언론계의 반응과 이 과정에서 윤 교수가 겪은 경험을 정리한 책으로 알려졌다.

사유의 힘은 프로젝트 소개 글에서 "이 책은 현대판 마녀사냥의 타깃이 된 페미니스트 여성 철학자의 고난과 고통, 감정을 허심탄회하게 표현할 뿐만 아니라, 시대적 부조리의 분석을 날카롭게 이어 나가는 용기와 빛나는 통찰을 전한다"고 밝혔다.

신간은 약 250p 분량이며, 9개 목차로 구성돼 있다. 기본 구성은 '도서+책갈피(2만 2000원)'로, 5만원 이상 후원할 경우 윤 교수가 직접 집필 배경과 책 내용을 설명하는 온라인 강의에 참석할 기회가 주어진다. 사유의 힘은 후원금이 ▲인건비 ▲배송비 ▲발주비 ▲디자인 의뢰비 ▲수수료 등에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번 모금 목적이 보겸의 배상 비용 마련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한 매체에 "후원금은 책을 만들었을 때 여러 부대 비용들, 보겸과 소송 및 기타 다른 소송 비용, 지난 3년간 필요했던 비용 등에 사용될 것"이라며 "벌금을 보전하겠다기보다는 소송이 끝나고 난 뒤에 이걸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로서 책이 분명히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2019년 철학연구회 학술 잡지에 게재한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보겸의 유행어 '보이루'가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단어와 '하이루(안녕)'의 합성어라는 주장을 펼쳤다가 2021년 보겸에게 1억원 규모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항소2-2부(부장판사 김창현·강영훈·노태헌)는 지난 2월 "보이루는 보겸의 실명 '보겸'과 인터넷 인사 표현으로 쓰이던 '하이루'를 합성한 인사말로 사용해왔을 뿐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의미는 없었다"며 윤 교수에게 위자료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지난 3월 윤 교수가 상고를 취하하면서 그대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