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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근이양증 27세 청년, 4명에게 새생명 주고 하늘의 별로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23-04-17 18: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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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원모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희소 질환을 앓던 20대 청년이 4명에게 새생명을 주고 하늘의 별이 됐다.

1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곽문섭(27·사진)씨는 지난 3월 24일 영남대학교병원에서 폐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곽씨는 집에 있던 중 갑자기 심정지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뇌사 상태에 빠졌다. 곽씨 가족은 회의를 거쳐 장기 기증을 결정했고, 4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였다.

고인의 가족은 "곽씨가 어려서부터 몸이 불편했는데, 곽씨의 일부가 누군가의 몸에서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했으면 좋겠다"고 기증을 결심한 배경을 밝혔다.

희소 질환인 '근이양증'을 앓는 곽 씨는 초등학교 2학년부터 걷기가 힘들어 휠체어 신세를 져야 했다. 근이양증은 골격근이 퇴화가 진행되면서 근육이 약해지는 병으로, 신체를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워 가족의 헌신적 보살핌이 필수적이다.

곽씨는 손가락으로 마우스를 움직일 정도의 근력만이 남아 있던 상황에서도 가족의 응원과 정성에 힘입어 경북대학교 컴퓨터학부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글쓰기, 홍보 포스터를 만드는 재능 기부도 하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긍정적인 생각만 했더니 행운이 따른다”며 평소 밝은 모습으로 생활하던 아름다운 청년이었다.

어머니 서경숙씨는 “늘 양보하고 기다리라며, 몸이 불편한 아들에게 자유롭게 해주지 못한 게 미안하다”며 “짧지만, 열정적인 삶을 산 내 아들이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다. 아들이 따뜻하고 예쁜 봄날 먼 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손가인 사회복지사는 “나에게 닥친 어려움에도 슬프거나 힘들어하기보다는 그 역경이 있기에 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는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분들의 훌륭한 생각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아름다운 마음으로 실천해주신 생명 나눔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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