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맛집

[슬기로운 소비생활] 지금은 토마토 살 때? 유통업계 대량매입 늘어난 이유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방울토마토는 영양소가 풍부하고 100g당 16kcal 정도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 사이 필수 식단으로도 통한다. 크기가 작아 먹기 편해 아이들 간식으로도 자주 찾는다. 그런데 최근 방울토마토를 먹고 식중독 유사 증상을 보인 사례가 급증했다.

지난 달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급식으로 방울토마토를 먹은 아이들이 구토, 복통 등 증상을 보였다는 신고가 잇따른 것. 뿐만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포털에서도 방울토마토, 혹은 대추방울토마토 등을 먹고 구토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런 소식은 ‘루머’가 아니었다. 토마토를 먹은 여러 사람들이 아픈 증상을 호소하자 식약처는 조사에 들어갔고, 일부 지역에서 재배된 특정 품종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부는 식중독 유사 증상을 유발한 방울토마토는 ‘TY올스타’라는 품종이라고 전했다.

해당 품종에서만 ‘토마틴’과 유사한 리코페로사이드C가 많이 생성됐고, 이로 인해 쓴맛이 나고 구토 등 증상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리코페로사이드C는 쓴맛 성질을 보유한 글리코알카로이드계열 물질이다. 20개 농가에서 재배한 해당 품종 방울토마토는 전량 폐기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식중독 유사 증상과 인과 관계가 있는 농가 3곳을 포함 TY올스타(HS2106 품종) 재배 농가 20곳이 국민 건강 보호 차원에서 자발적 폐기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해당 토마토는 지난 2월 첫 출하된 신품종이었다. 이를 전량폐기하면서 ‘방울토마토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농가들은 울상이다. 불안감이 커진 소비자들이 방울토마토 구매를 기피하게 되면서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유치원·학교, 군 급식 등 단체 급식 주문도 크게 줄었다.

토마토 사태와 무관한 국내 대부분 토마토 농가들은 거래처 납품 중단, 재고 해소 부진 등 피해를 겪고 있다. 신품종 토마토 문제로 일반 토마토들에까지 ‘불똥’이 튄 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대추방울토마토(상품) kg당 도매가격은 지난달 30일 7978원이었으나 조사 발표 이후 지속 하락, 이달 12일 4160원으로 내려갔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3월30일부터 4월8일 기준 토마토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대비 감소했으며, 경매장 시세 또한 전년대비 30% 가량 하락했다.

방울토마토가 가장 많이 출하되는 시기가 4월말~5월초라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촉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관련 농가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소비위축으로 피해를 보는 농가를 위해 대국민 소비 촉진 홍보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자체는 물론 쿠팡·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자발적으로 판로가 막힌 토마토 상품을 대량으로 사들여 재고 소진을 지원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 전국 농가 수백곳에서 토마토 400여톤을 매입하기로 했다. 쿠팡이 이번에 매입하는 토마토는 충남 부여·논산, 전남 담양·화순, 전북 김제, 경기 화성시 등 전국 각지의 토마토 농가에서 재배됐다.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은 물론, 쿠팡 품질 관리 전문가(Quality Assurance) 품질 검사를 통과한 상품들이다.

이 기간 쿠팡은 ‘토마토 농가 돕기 캠페인’을 열고 최대 37% 할인가로 토마토를 판매한다. 캠페인 할인 물량을 과거 진행한 토마토 기획전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만큼 다양한 맛과 품종의 상품들을 고객들에게 선보인다. 천연 당류 ‘스테비아’ 토마토부터 흑토마토, 찰토마토, 사과 토마토, 주스용 완숙 토마토 등을 로켓프레시 새벽배송으로 구매할 수 있다.

롯데마트도 방울토마토 매입을 기존 20톤 수준에서 60~70톤 규모로 3배 이상 확대해 적체된 토마토 재고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본격적인 방울토마토 출하시기인 4월말~5월초엔 2kg 대용량 상품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롯데마트는 전날까지 대추방울토마토를 6990원 등 저렴하게 판매했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다음달 10일까지 ‘토마토 특별할인 판매전’을 진행한다. 대추방울토마토와 완숙토마토를 정상가 대비 최대 30% 할인해 판매할 계획이다. 수도권 소재 하나로마트엔 행사 기간 토마토 전용 매대도 설치한다.
이안나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