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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1분기 실적 ‘흐림’…넥슨 독주는 지속

왕진화,오병훈
-인기 타이틀 보유+신작 흥행, 넥슨 두각
-‘주요 신작 부재’ 엔씨·넷마블, 1분기도 어렵네
-신흥강자 2K도 1분기 실적 하락 전망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오병훈 기자] 국내 게임사가 다음주부터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한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3일 카카오게임즈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게임사가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엔씨소프트는 다음달 10일, 넥슨은 다음달 11일로 예정돼 있으며 다른 게임사들도 순차적으로 실적을 발표한다.

올해 1분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둘 곳으로 예상되는 업체는 넥슨이다. 지난해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비롯, 기존 라이브 게임 콘텐츠 및 서비스 향상 등에 주력해 크게 성과를 올렸던 넥슨은 올해 1분기에도 독주를 이어가며 다른 게임사와의 거리를 벌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신작 수가 적었던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와 넷마블은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며 수익성에서 아쉬운 성과를 기록한 바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높아진 인건비와 코로나19로 인해 신작 출시 및 개발 일정이 더뎌졌기 때문이다. 엔씨와 넷마블은 1분기에도 비슷한 분위기일 것으로 전망된다.

2K(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도 이들과 상황이 다르지 않다. 신흥강자로 언급돼온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 곳 모두 각 사를 대표하는 타이틀의 매출 하향 안정화에 따라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아쉬운 실적이 예상된다.

◆넥슨 1분기 맑음, 엔씨·넷마블 흐림…신작 유무가 갈랐다=넥슨은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를 전년 동기 대비 분기 기준 환율로 28%에서 38% 증가한 범위로 봤다. 약 1조1119억원(약 1167억엔)에서 1조2053억원(약 1256억엔) 사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로는 4347억원(약 453억엔)에서 5038억원(약 525억엔)을 제시했다.

지난해 1분기 연결 매출 9434억원(약 910억엔), 영업이익 3992억원(약 385억엔)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각각 17.8%, 26.2% 증가한 수치다. 넥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존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 호조 영향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PC 게임 ‘피파온라인4’, ‘메이플스토리’ 등은 물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피파 모바일 ▲히트2 등 모바일 게임도 1분기 사랑받았다. 지난 1월 프리 시즌, 지난달 정규 시즌을 오픈한 ‘카트라이더:드리프트’ 또한 신작 효과가 예상된다. 확률형 아이템을 완전 배제한 수익모델(BM)이 채택된 만큼 높은 수익은 아니지만, 프리미엄 패스 판매는 꾸준히 일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출시 이후 국내 모바일 앱마켓 매출 상위권을 유지 중인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라시아 전기’ 매출이 2분기 온기 반영될 경우, 넥슨의 상반기 매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는 5095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494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5%, 영업이익은 79.7%가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엔씨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500억원 미만을 기록한 적은 지난 2017년 ‘리니지M’ 출시 직전 1분기(304억원) 이후 6년 만이다.

리니지M을 비롯해 ‘리니지2M’, ‘리니지W’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최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실질적으로 매출은 하향 안정화 영향에 줄어들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MMORPG 경쟁 신작이 다수 출시되면서 이용자 이탈도 증가했다. 지난해 신작 부재에, 공백도 예상보다 길어진 영향도 엔씨 1분기 실적을 흐리게 만든 요인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비용은 인건비, 마케팅비용 등 전반에서 지난해 4분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지만, 신작이 부재한 상황에서 기존 주력 모바일 게임 매출이 감소함에 따라 이번 1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증권가는 넷마블이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분기 매출 6444억원, 영업손실 192억원이 증권가가 내다보는 전망치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56.3% 더 확대됐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 야심차게 출시한 신작들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또, 소셜카지노 게임업체 스핀엑스 인수 당시 발생한 단기차입금 약 1조7000억원의 이자 부담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도 ‘일보후퇴’=
크래프톤의 올해 1분기 예상 매출은 4932억원, 영업이익은 2135억원으로 점쳐진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7%, 31.9% 줄어든 수치다.

크래프톤은 지난해부터 자체 개발 신작 공백기를 보내고 있다. 스트라이킹디스턴스(SDS)를 통해 선보인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만, ‘펍지:배틀그라운드’ 중국 버전인 ‘화평정영’ 매출 성과와 더불어 각종 비용 통제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다.

김동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318억원으로, 시장 기대치(2135억원)를 상회할 것이다”라며 “지난 1월 화평정영 중국 춘절 효과가 컸으며, 작년 여러 업데이트들을 통해 높아진 PC 매출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권가가 예상한 카카오게임즈의 1분기 매출은 28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303억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27.9% 하락할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가 보유 중인 대표작 ‘오딘:발할라라이징’ ‘우마무스메’ 등 타이틀 매출 감소에 따른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올해 1월 선보인 서브컬처 신작 ‘에버소울’ 매출도 초반 흥행 이후 지속적인 매출 하향 안정화가 진행되고 있어 1분기 성적 부진이 전망된다.

◆컴투스·위메이드도 1분기 적자 예상…2분기 반전 노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컴투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808억원, 영업손실 8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6%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지난해 동기 27억원에서 207.4% 확대된 수치다.

지난달 9일 출시된 ‘서머너즈워:크로니클(이하 크로니클)’ 글로벌 버전 초반 흥행 및 야구 게임 라인업 성과에 힘입어 저변 확대에 성공했으며, 영업이익 개선은 크로니클 성과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에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크로니클이 지난달 9일 전 세계에서 출시된 이후 20여일 동안 일평균 10억원 매출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며 “크로니클 흥행에 따른 실적 개선은 2분기부터 가능할 것이며, 2분기에 ‘서머너즈워:천공의아레나’, 야구 라인업 게임도 성수기 진입하는 만큼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9년 만의 신작 흥행은 긍정적이지만 미디어,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신사업 적자가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크로니클 흥행에도 미디어 사업부 적자로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126억원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위메이드도 2분기에 실적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위메이드 올해 1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1145억원, 영업손실 추정치는 22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6% 줄어들고,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왕진화,오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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