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핵심광물 확보 전쟁, 과거와 방식 달라…기술에 투자하라” [소부장박대리]
- 조성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본부장 'K-배터리 산업전망 컨퍼런스' 발표
“이제는 기술 혁신을 통해 원료 광물을 확보하겠단 의지가 중요합니다.”
조성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연구본부장은 25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2023년 K-배터리 산업전망 컨퍼런스’에서 배터리 핵심광물 확보 경쟁은 전통 자원들과 달리 기술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과거에 자원 가격이 오를 땐 주로 도시화나 산업화가 이유였다. 2000년대에도 중국이 한발 늦은 산업화를 시작하면서 석탄, 철, 구리 등의 수요가 급증했다”며 “지금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이 우선인데, 이 시대에는 지금껏 한번도 주역이었던 적 없는 광물들이 주인공이 됐다. 문제는 이들 광물이 어디서 돈 주고 사기도 어렵고, 개발해 쓸 기술도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광물'에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리튬·니켈·코발트 등도 포함된다. 리튬은 오래전부터 2차전지 재료로 쓰였지만 전세계 전기차 전환이 시작되며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니켈은 주로 합금 재료로 쓰였으나 배터리 양극재 소재로 재발견되면서 역시 가치가 높아졌다. 코발트는 태생부터 희소광물에 속한다. 양극재 소재로 쓰이면서 가격과 희소성이 더욱 두드러진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 광물의 생산지가 이전 세대 주요 광물들보다 제한적인 데다가, 추출 및 가공 기술도 고도화되지 않은 상황이란 점. 일례로 모든 2차전지 필수 소재인 리튬은 전세계 생산량의 91%를 아르헨티나(50%)와 호주(41%)가 차지하고 있다. 가공 및 생산은 주요 4개 업체의 생산량이 72%에 달할 만큼 편재성이 심하다.
리튬은 기본적으로 가공이 대단히 까다로운 광물이다. 현재 주로 염호(소금호수), 광석 가공 등 한정된 방식으로만 유의미한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60kWh 전기차 1대 기준 필요한 리튬은 71kg에 달할만큼 수요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구상 리튬의 전체 매장량은 적지 않으나, 리튬의 효율적인 추출 및 가공을 위한 기술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소수 공급망에 대한 리튬 의존도를 낮추기 어렵다.
조 본부장은 광물기술 개발이 중요한 예로 석유를 들었다. 석유는 원래 램프용 기름으로 사용되던 자원이다. 그러나 내연기관차의 등장으로 지금의 리튬처럼 수요가 급증했다. 정유업계는 이를 충족하기 위해 긴 기간 대륙봉이나 바다·모래 밑에서까지 석유를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금껏 석유 수요가 늘어난 만큼 새로 발견한 매장 규모도 늘어날 수 있었던 이유다.
물론 채산성과 비용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미래 가능성에 베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단 설명이다. 조 본부장은 또 다른 예로 캐나다의 ‘스탠다드리튬’이란 기업을 들었다. 염수 함량이 높은 특정 유전에서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독특한 콘셉트지만 이 기술로 아직 리튬을 생산하는 상용화 단계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아직 파일럿 단계임에도 이를 통해 스탠다드리튬은 1조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당장의 채산성과 별개로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 점수가 높은 상황인 까닭이다.
조 본부장은 기업뿐 아니라 우리 정부도 국가적 차원에서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은 2021년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공급망’ 행정명령을 발표, 100일 동안 4대 핵심 분야의 공급망 재검토 후 1년간 7개 내각에서 이를 다시 검토한 후 체계적인 공급망 전략을 수립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이제 차세대 핵심광물 확보는 일개 부처에서 이뤄질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그 밑바탕이다.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컨트롤 타워 구축도 주문했다. 대통령실 산하의 컨트롤 타워 설치를 통한 범부처 협력 시스템 마련이 요구된다. 핵심광물의 특성상 품목 위주의 접근이 난해한 만큼, 이해관계가 각기 다른 부처별로 목표와 비전을 공유하고, 다양한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이다.
조 본부장은 “광물 확보가 안 되면 이제는 시장에 진입조차 못 한다는 것, 이 점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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