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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13조원 증발…삼성 반도체, 금융위기後 첫 적자 [소부장반차장]

김도현
- 영업손실 4조5800억원…감산과 미래 투자 동시 진행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14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보기술(IT) 시장 전반이 침체하면서 세트와 서버 수요가 동반 하락한 탓이다.

27일 삼성전자는 2023년 1분기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매출과 영업손실이 각각 13조7300억원, 4조58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기대비 32% 전년동기대비 49% 축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2700억원) 및 전년동기(8조4500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약 13조원이 날아간 셈이다.

DS부문은 지난 2008년 4분기(6900억원 손실)와 2009년 1분기(7100억원 손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연속 적자를 낸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남기지 못했다.

이번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이 메모리다. 지난 1분기 메모리 매출은 8조9200억원으로 전기(12조1400억원)와 전년동기(20조900억원)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판매 자체가 줄어든데다 가격마저 크게 떨어진 영향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기간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격(ASP)은 각각 10% 초반, 10% 후반 하락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1분기 메모리 시장은 매크로 경기 둔화, 고객 구매심리 약세 등이 겹쳤다. 다수 고객이 재무건전화를 위한 재고 조정을 계속했고 경기 불확실성으로 많은 기업의 IT 지출이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은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중심 보수적 투자 집행 및 고객사 재고 조정 지속으로 수요 회복이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감산 대열에 합류하면서 반등의 계기를 모색하기로 했다. 김 부사장은 “단기적인 관점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특정 제품은 향후 고객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이미 확보했다고 판단해서 생산량 하향 조정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PC 고객의 재고 건전화 및 가격탄력성 기반 고용량화는 위안이다. 이는 하반기 메모리 수요 반등의 열쇠가 될 수 있다. 김 부사장은 “비교적 일찍 재고 조정을 시작한 세트 업체부터 수요 회복이 먼저 나타날 것”이라며 “하반기 신제품 출시와 PC 프로모션 등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로우파워더블데이터레이트(LPDDR)5X, DDR5, 고대역폭 메모리(HBM)3 등 차세대 제품 투자는 줄이지 않을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전년과 유사한 투자 규모를 이어갈 것”이라며 “미래경쟁력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을 사업 주요한 목표로 삼았다”고 이야기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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