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날 따라해 봐요, 이렇게” 세계로봇대회 6위 UNIST ‘아바타 로봇’
[울산=디지털데일리 백지영 기자] “기자단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지난 28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내 BTS(Brain to Society) 연구실에 들어서자 지난해 엑스프라이즈 세계 로봇대회에서 6위의 성적을 거둔 ‘아바타’ 로봇이 두 눈을 깜빡이며 기자들을 반긴다.
아바타 로봇은 사람과 연결돼 원격으로 제어하며 사용자가 마치 그곳에 있는 것처럼 느끼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사용자가 조종 장치를 끼고 움직이면 로봇이 그대로 따라 움직이며, 로봇이 만지는 물체의 감촉도 느낄 수 있다.
이날 기자들을 맞이한 ‘팀 유니스트’의 아바타로봇은 미국 엑스프라이즈 재단이 개최한 ‘ANA 아바타 엑스프라이즈’(ANA Avatar XPRIZE) 국제 대회에서 지난해 최종 6위를 차지하며 국내는 물론 아시아 참가 로봇 가운데선 최고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함께 출전한 서울대의 ‘팀 SNU’는 8위를 기록했다.
‘팀 유니스트’를 이끈 배준범 UNIST 기계공학과 교수(바이오 로보틱스·제어연구실)는 이날 아바타 로봇에 대해 “영화 아바타에서처럼 주인공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실제 그곳에 있는 것처럼 느끼고 행동할 수 있게 해주는 ‘원격 존재’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재난 현장이나 우주 등 사람이 가기 어려운 곳에 보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UNIST의 아바타 로봇은 사람과 비슷한 골격으로 설계됐다. 조종자가 쓴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는 무선으로 연결돼 로봇 주변을 살펴볼 수 있다. 로봇을 통해 말하고 듣는 것도 가능하다.
조종사는 또 팔 움직임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센서, 손가락 움직임과 진동, 촉각 등을 전달하는 햅틱 장갑을 통해 인형을 들거나 드릴을 손에 쥐고 나사를 푸는 것도 할 수 있다. 아바타 로봇은 손에 쥔 물체의 무게까지 감지할 수 있다. 이는 고스란히 조종자의 팔에도 느껴진다. 현재 로봇이 들 수 있는 무게는 약 3kg까지다. 햅팁 장갑은 MBC VR 다큐 '너를 만났다' 시즌2에 활용되기도 했다.
이날 아바타 로봇은 앞에 있는 유니스트 인형을 집어드는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스타트업 ‘필더세임(서비스명 멜리고)’를 창업해 버추얼 솔루션을 개발 중인 배준범 교수는 “인공지능(AI) 데이터 훈련 등을 통해 반복적인 업무는 사람 없이 스스로도 할 수 있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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