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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을 향해 쏴라"…삼성디스플레이, 마이크로 OLED 기술 확보 총력 [소부장디과장]

백승은 기자
XR 기술로 촬영을 진행하는 로비캠 스튜디오 [출처=위키피디아, Victorpakhomov]
XR 기술로 촬영을 진행하는 로비캠 스튜디오 [출처=위키피디아, Victorpakhomov]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차세대 기술로 여겨지는 확장현실(XR) 시대 개막에 앞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역량 쌓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업 이매진(eMagin)과 합병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억1800만달러(약 2900억원)을 투입해 이매진의 주식을 모두 인수하며, 올해 말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미국 뉴욕 소재의 마이크로OLED 전문 기업 이매진은 지난 2001년부터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제조 및 개발하기 시작했다. 군사, 소비자, 의료 및 산업 시장에 ▲가상현실(VR) 디스플레이 ▲확장현실(AR) 디스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공급한다.

마이크로 OLED는 유리·플라스틱 기판을 활용하는 OLED보다 작고 정교한 구동회로 공정을 갖춘 실리콘웨이퍼를 사용한다. 실리콘웨이퍼를 차용했다는 특성 때문에 ‘올레도스(OLEDoS: OLED on Sillcon)’라고도 불린다. 일반 OLED보다 크기가 작아 보다 섬세한 표현력이 요구되는 XR 기기에 주로 도입된다.

이매진은 마이크로OLED를 구현하는 기술 중 하나인 RGB 기반 ‘다이렉트 패터닝(dPd)’의 선두주자다. 적(R)녹(G)청(B) 화소를 증착하는 방식으로, 기존 OLED보다 낮은 전력으로 더 밝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인수는 애플 공급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오는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3’에서 첫 번째 XR 기기를 내놓을 계획인데, 이번 제품에서는 소니의 마이크로 OLED를 사용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차기 제품에 탑재를 노리고 기술력을 끌어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앞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dPd와 함께 RGB 올레도스, 탠덤 기술 등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을 공급받고 역량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XR기기는 향후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클 것이다. 이매진의 기술을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하고 XR 관련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눈 앞의 우주’ XR 기술…공급 준비에 바빠진 삼성D·LGD

XR은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기술을 모두 포함한다. 완전한 가상세계를 구현하는 가상현실(VR)이나 현실 세계에 가상 이미지를 덧씌워 나타내는 증강현실(AR) 등이 있다. 현재 XR 기기는 대부분 VR 헤드셋이 차지하며, 주로 헤드셋이나 안경 모양이다.

기존 XR 기기들은 대부분 게임 콘텐츠 제공에 한했다. 메타, 소니 등이 대표 기업이다. 최근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이 다양해지며 고품질 영상 매체도 늘었고, 이를 좀 더 적극적으로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음성 인식을 통한 실시간 번역, 특정 장애 보조 등 다양한 순간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구글은 번역 기능을 담은 AR 글래스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XR 기기 시장은 2021년 1000만대를 돌파했고, 2026년에는 5배 뛴 50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점쳐진다. XR 기기가 향후 10년 내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편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도 XR 시대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4월 디스플레이 패널기업을 비롯해 반도체기업, 광학부품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광산업진흥회는 제 2차 ‘XR 산업 융합 얼라이언스’를 체결하고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앞으로 생산 가속을 위해 제품 사양의 표준화를 마련하는 등 사업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앞세우고 있다.

백승은 기자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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