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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안목해변 앞에서 휴가 같은 업무를…LGU+ 워케이션 사무실 가보니

권하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 마치 카페 같은 분위기로 조성된 편안한 업무 공간. 일에 집중하다가도 고개를 들면 소나무 숲 너머로 바다가 보이는 경치가 ‘힐링’을 선사한다. 이따금 바람이 창문을 흔들고 따뜻한 햇볕이 책상 위로 내리쬔다. 강릉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LG유플러스 워케이션 사무실의 흔한 풍경이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다. 쉽게 말해 낮에는 일하고 근무가 끝나면 휴양지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제도다.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언뜻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합쳐졌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근무 개념이 확산하면서 노트북만 있다면 어디서든 업무가 가능하다는 점이 부각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2월경부터 강원도 강릉시과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 각각 워케이션 사무실을 개소했다. 강릉 안목해변 부근 사무실은 팀 단위로 프로젝트형 업무를 하기 위한 공간, 곤지암 사무실은 가족을 동반한 개인 단위 업무가 가능한 공간이다. 각각 인근 호텔에서 1인1실 숙박은 물론 소정의 활동비와 교통비도 지원해준다.

기자는 그중 강릉 워케이션 사무실 ‘U+토피아’에 직접 찾아가 업무환경을 경험해 봤다. 안목해변을 눈앞에 둔 길다란 건물 전면에는 ‘U+토피아’라는 현판이 부착돼 있다. 약 60평 공간에 마련된 사무실 내부에는 총 11개의 개인 테이블과 2개의 커다란 다인용 테이블이 마련 돼 있는데, 마치 카페에 온 것 같은 편안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현장에서 만난 인치원 LG유플러스 즐거운직장팀 팀장은 “작년 여름 무렵 IT업계를 비롯한 스타트업 중심으로 워케이션 열풍이 불었는데, 이를 벤치마킹해 우리도 그해 7월부터 도입을 검토했다”면서 “그런데 우리 회사 같은 경우 보안상 이유로 일반 워케이션 업체와 계약을 맺고 단순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이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 팀장은 “다른 곳과 유플러스 워케이션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한 회사인 만큼 단독 형태의 프라이빗 공간을 마련했다는 것”이라며 “특히 일반 사무공간 느낌이 아닌 카페 같은 느낌으로 디자인해 쾌적함을 주려 했고,전등 하나하나 직원들이 직접 고를 정도로 애착을 갖고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워케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LG유플러스 신사업 조직 구성원들은 자연을 앞에 둔 탁 트인 공간이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워케이션 사무실은 몰입도 높게 일하고 충분한 휴식을 갖자는 취지로 6시 이후엔 운영을 하지 않는 점도 집중도 향상에 한몫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광고사업단, 기업메타버스스쿼드, 펫타매스스쿼드 등 신사업 조직은 ▲신규 비즈니스 모델 구축 ▲플랫폼 개선안 도출 등 신규 아이디어 발굴과 집중도를 요하는 과제를 워케이션 프로그램 기간 동안 수행해 내기도 했다.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는 IP사업팀도 향후 웹툰 제작사, 콘텐츠사 등을 초청해 워케이션에 참석할 예정이다.

워케이션을 직접 경험한 명노성 스마트안전사업스쿼드 PO(Product Owner)는 “아침에 모여 회의를 하고 토론을 하는데, 점심 무렵에는 바로 앞 백사장에서 산책을 하며 팀워크를 높일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고 후기를 전했다. 스마트안전사업스쿼드는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산업 현장의 안전을 강화하는 신사업을 발굴하는 부서다.

스마트안전사업스쿼드 구성원들도 “일은 힘들어도 파도를 보면 스트레스가 씻겨 내려가는 것 같다” “단순 놀크샵(놀기+워크샵)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여기 와서 일을 더 많이 하게 됐다” “그래도 잠깐 소나무 숲을 걷고 오면 재충전이 된다” 등 일과 휴식이 조화를 이뤄 만족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직원들이 느끼는 불편함도 있다. 인치원 팀장은 “팀 단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곳이다 보니 개인 단위로 이용할 수 없냐는 문의가 많이 온다”면서 “일단 올해 상반기까지는 파일럿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 다음에는 일반 개인들도 사용할 수 있게 검토는 하고 있다”며 “하반기 운영 가이드를 새로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케이션이 단순히 ‘놀다 오는 곳’으로 인식되는 선입견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팀내 자율적으로 워케이션을 신청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도 중요하다. 인 팀장은 “지금까지 워케이션 신청은 100% 자율성에 기반해 받고 있다”면서 “신사업 외 레거시 조직에서는 신청을 잘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역시 개선해 반영할 것”이라 전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워케이션 근무의 성과에 따라 사무실 추가 개소도 검토하고 있다. 아직은 국내에 머물러 있지만 해외 휴양지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인 팀장은 “올해를 파일럿 운영 원년으로 보고 있다”며 “여기서 의미 있는 성과들이 나오면 그를 기반으로 (워케이션 공간 추가 개소를) 제안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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