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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 독주 가속화 유튜브뮤직…토종 음원 앱 설 자리 어디에

이나연 기자
[사진=와이즈앱·리테일·굿즈]
[사진=와이즈앱·리테일·굿즈]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구글이 검색 엔진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뿐만 아니라, 음원 앱에서도 공격적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다. 유튜브뮤직이 토종 음원 앱 자리를 파고드는 사이 1위 플랫폼 멜론 영향력은 계속 흔들리는 모습이다. 업계는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다. 유튜브뮤직이 유튜브와 손잡고 빠르게 성장하는 동안 국내 음원 앱들은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에 발목 잡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8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중 음악 스트리밍 앱 이용자 변화를 조사한 결과, 유튜브뮤직 사용자가 521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전년동기대비 30%(121만명) 증가한 셈이다.

반면, 국내 음원 앱들은 비교적 부진한 성적을 냈다. 국내 음원 앱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하던 멜론은 지난 4월 이용자 수 459만명을 기록해 유튜브뮤직에 1위 자리를 넘겨줬다. 나머지 국내 음원 앱에서는 ▲지니뮤직 28만명 ▲플로 23만명 ▲카카오뮤직 4만명 ▲벅스 3만명 ▲네이버바이브 3만명이 떠났다.

유튜브뮤직 독주 체제가 본격화한 데는 ‘유튜브 프리미엄(월 1만원 상당 광고 없는 유튜브 구독 상품)’ 요금제 영향이 크다. 유튜브는 지난 2020년 9월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한 고객에게 음원 앱 유튜브뮤직을 무료로 제공하는 정책을 시작했다. 경쟁사인 타 음원 앱들은 이러한 전략이 ‘끼워팔기’라고 비판한다.

지난 2월 공정거래위원회도 구글코리아가 유튜브 프리미엄에 유튜브뮤직 구독 상품을 끼워팔아 독과점(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는지 조사하기 위해 구글코리아 본사를 현장 조사하기도 했다.

국내 이용자들이 토종 음원 앱을 외면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로는 주로 ‘비싼 이용권 가격’이 거론된다. 현재 음원 이용료 정산 구조를 보면 전체의 65%는 저작권자 몫이고, 이를 다시 작사·작곡가와 실연자 등이 나눠 갖는 방식이다. 국내 음원 플랫폼업계도 문화체육관광부 음원 징수규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매출 중 70% 가까이를 창작자 집단에 배분하고 있다.

사업을 지속하면서도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려면 현실적으로 추가적인 서비스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것이 오래된 업계 입장이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글이 지난해 6월 인앱결제 수수료를 강제하면서 플랫폼 비용 부담은 더 커졌다. 멜론과 플로 등 국내 주요 음원 앱들은 일제히 이용료를 약 10% 인상했으나, 수익성 악화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문체부는 지난해부터 국내 음원 앱 사업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음원 저작권료 산정 개정안을 음원 앱, 저작권 단체 등과 논의해 왔다. 예컨대,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부과로 음원 앱 내 음원 이용료가 1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랐다면, 증가한 수수료 2000원을 제외한 PC 버전 이용료 1만원만 저작권료 산정 대상이 되는 것이다.

변경된 개정안이 시행되면 전반적인 음원 이용료 상승에도 창작자는 가격 인상에 따른 추가 저작권료를 받지 않게 된다. 음원 앱 사업자는 기존보다 적은 수익을 내는 대신, 손에 이용자 가격에는 늘어난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가운데 일부만 반영돼 인상 폭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개정안이 확정되기까지 과정 역시 험난했다. 국내 음원 앱 사업자들과 음악권리자연합(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한국음반산업협회·한국음악콘텐츠협회·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은 문체부가 제시한 안을 환영했지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한음저협)가 강하게 반발해서다. 한음저협은 인앱수수료가 빠지면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논의와 설득이 10여차례 이어진 후, 해를 넘기고도 수개월이 흐른 지난달에야 문체부는 각 권리자단체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6월부터 이날까지 이미 분배된 저작권료는 추후 창작자에게 지급할 몫에서 재정산되지만, 음원업계 입장에서는 지지부진한 논의에 따른 피로감이 컸다.

이러한 가운데, 유튜브뮤직만 가파르게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었다. 국내 음원 앱 위기를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다는 업계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뮤직 상승세와 국내 음원 서비스 하락세 추이는 예전부터 보였지만, 이 변화가 더 빨라진 것 같다”며 “시장에서 특정 서비스가 사라지고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해외 음원 앱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 큰 만큼, 정부가 인앱 수수료 등 국내 사업자에 불합리한 것에 대한 개선을 통해 정당한 경쟁 구조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나연 기자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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