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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유튜브뮤직 장악력, 돌파구 찾는 韓 음원업계 복잡한 속내 [IT클로즈업]

이나연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2019년 초 국내 음원 시장에 착륙한 유튜브뮤직 기세가 무섭다.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유튜브뮤직이 시장 내 영향력을 해마다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빅데이터 전문기업 티디아이(TDI) 분석 플랫폼 데이터드래곤을 통해 유튜브뮤직·멜론·지니뮤직·네이버바이브 등 음악 앱을 분석한 결과, 안드로이드 기준 10월 설치 기기 수가 가장 많은 앱은 1619만대를 기록한 유튜브뮤직이었다. 반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멜론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음원시장의 절대강자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업계 순위 경쟁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상황을 잘 보여주는 지표다. 음원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 지도 벌써 수년째다.

◆“유튜브뮤직에 비해 아쉬운 점 많다고?” 토종 음원업계도 할 말 있다=유튜브뮤직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음원 차트 줄 세우기’, ‘비싼 이용권’ 등을 이유로 국내 음원 플랫폼을 쓸 만한 긍정적 유인이 없다고 말한다. 이를 지켜보는 국내 음원업계 속내는 복잡하기만 하다.

해외 플랫폼으로서 정부 규제에서 자유로운 유튜브뮤직과 달리, 국내 음원 플랫폼들은 여러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 음원 플랫폼을 향한 냉대에 대해 한 음원업계 관계자는 “매달 무제한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이용권을 월 6000~8000원대에 판매 중”이라며 “OTT는 물론, 1만원이 넘는 영화 티켓 대비 저렴한 편인데 이용자가 비싸다고 느끼는 상황이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국내 플랫폼은 매출 중 70% 가까이를 문화체육관광부의 음원 징수규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창작자 집단에 배분하고 있어 추가적인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사실상 무료 서비스를 하고 있는 특정 업체 독과점까지 우려되는 상황으로 만약 그것이 현실이 된다면 소비자와 창작자, 업계 종사자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고 꼬집었다.

다른 음원업계 관계자도 서비스 가격 논란에 대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이슈로 인해 플랫폼 입장에서는 사업을 유지하려면 서비스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유튜브뮤직은 이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부분에서 우위를 점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트 줄 세우기 문제에 대해서는 “특정 팬덤은 이를 반기지만, 그 외 이용자는 이런 현상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최근 지니뮤직을 비롯해 멜론 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차트 개편을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노력도 국내 이용자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음악산업 활성화 지원부터 콘텐츠 다각화까지 ‘각양각색’ 전략=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음원 플랫폼들도 기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나아가 이용자 개개인 취향에 집중한 서비스 고도화를 시도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계와 달리 음원업계는 모든 플랫폼에 동일한 음원이 올라오는 구조라 음원 스트리밍 사업 자체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멜론은 기존 음원플랫폼 영향력을 활용해 올해 음악산업 전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인디음악 활성화를 위한 ‘트랙제로’ ▲온오프라인 신규 앨범 조명 프로젝트 ‘멜론 스포트라이트’ ▲멜론차트를 주제로 진행한 브랜드 캠페인 ‘세상의 모든 톱(TOP)100’ ▲공간에 어울리는 배경음악(BGM) 맛집 발굴 프로그램 ‘핫플리’ ▲팬과 아티스트가 만든 인상적인 데이터를 소개하는 ‘데이터랩’ 5대 프로젝트에 주력했다. 업계 전체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비즈니스에도 궁극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지니뮤직은 최근 이용자가 ▲연령별 ▲최신발매 ▲장르 ▲시대 등 총 19가지 테마 중 직접 자신만의 인기 차트를 만들 수 있도록 플랫폼 개편을 진행했다.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인기 차트 대신 개인 취향에 맞는 음악 감상을 위해 차트를 세분화한 것이다. 이 외에도 지니뮤직은 음원 유통사업에서 공연, 오디오 콘텐츠, 인공지능(AI) 창작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신사업 수익 성장 기틀을 마련했다.

NHN벅스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음원은 물론, 뉴미디어·공연·오디오·드라마·VOD까지 전방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NHN벅스가 기획한 뮤직드라마 '사운드트랙#1'은 올해 초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된 바 있다. 벅스 뮤직PD 공식 유튜브 채널로 12월 기준 구독자 112만명을 달성한 ‘에센셜(essential;)’ 경우, 기존 앱과의 연결성을 확대했다. 이달 벅스 앱에 essential; 전용 플레이어를 출시해 이용자들이 유튜브에 접속하지 않고도 구성 곡 리스트와 재생 중인 곡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음원업계 관계자는 “우리 플랫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확대하는 한편, 관련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여러 시도를 통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나연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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