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상시, 주기, 장기적인 방식의 이벤트에 대해 경품 내용이나 지급 방식을 제한하더라도 경품 이벤트를 엄격히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벤트 그 자체가 게임 내용이 아니라 게임 운영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라면 경품을 허용하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다.

또한, 단순 참여 이벤트 경우 단순 추첨을 넘어 경품 제공 조건을 다양화하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게임 홍보 목적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태욱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28일 서울 라마다 호텔 동대문에서 열린 ‘2023년 게임물관리위원회 게임정책 세미나’ 제1세션에서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무엇이라도 부수적인 경품을 얻을 수 있다면, 이용자로 하여금 게임을 즐기게 하는 유인이 더 제공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용 결과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더라도, 상시적인 지급이 아니어서 게임 내용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라면 그 자체로 사행성 이슈가 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강 변호사는 “사행성 게임물이 아님에도 이벤트에서 경품이 제공된다고 해서 게임이 사행화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라며 “다만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는 이벤트에 대한 제한은 필요하긴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제공되는 경품은 게임법 32조 1항 7호의 환전과 동일한 결과로 연결될 가능성도 낮다”고 덧붙였다.

또한, 강 변호사는 현금 및 현금 유사 목적물이 아니라면, 그 대상물 가치와 관련해 경품 허용 범위를 유연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에게 제공되는 경품가액이 소액이라면 사행성 조장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현행법 입법 취지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강 변호사는 “게임 진행과 무관한 우연적인 결과에 따른 것이 아니라, 게임진행 결과라고 하더라도 그 결과물로서 경품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며 “추첨 방식보다는 게임 결과와 연계해 결과물을 획득하는 것이 ‘게임의 재미’라는 요소에 더 부합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게임 홍보 목적으로 필요한 단기간의 경기 이벤트, 게임 일부로서 이뤄지는 토너먼트 등에 대해서는 ‘대회’로 인정해야 된다고 제언했다. 그간 이러한 부분들은 단순 이벤트로 분류돼, 결과에 따라 시상을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게임 사업자나 운영사가 경품 지급 자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장봉진 대구한의대 교수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품은 게임 이용자 유인책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음에도, 게임에 적용될 경우 형평성 문제가 거론된다”며 “다른 게임 콘텐츠와의 차별성을 갖게 하기 위해서라도, 게임 경품은 형평성을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게임위 게임정책 세미나에서는 성수민 변호사(법무법인 한앤율)가 ‘불법게임광고 현황과 과제’를 발표했다. 성 변호사는 현행법상 청소년 보호와 관련된 선정적·폭력적 내용의 광고에 대한 규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게임산업법 제34조 광고에 대한 제한으로 청소년 보호와 관련된 사항을 규정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후 두 변호사의 발제를 토대로 장봉진 대구한의대 교수, 배관표 충남대 교수, 나현수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 국장이 종합토론을 펼쳤다. 성욱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나현수 GSOK 국장은 “게임광고 자체가 짧은 시간동안 빠르게 노출 및 게재되고 사라지기 때문에 선정적·폭력적 등 문제되는 부분일수록 신속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사전심의나 인증제도가 활용될수록 불법게임광고 근절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 해외 게임 사업자가 이를 얼마나 준수할지는 앞으로 계속해서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