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ASML 나와야 한다…통상갈등 속 소부장 히든카드 절실”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국산화 99%가 세계화 1%보다 못할수 있다. 우리나라도 네덜란드 ASML과 같이 세계를 호령할 수 있는 글로벌 소부장 기업이 탄생해야 한다. 그래야 전세계적인 통상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소부장 히든카드’가 있어야 한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4일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 서울 대금홀에서 ‘소부장 미래포럼 출범식’이 개최된 자리에서 소부장 미래포럼 발전방안 토의 시간에 이같이 제언했다.
‘소부장 미래포럼’은 ▲심화되는 공급망 전쟁, 한국 소부장 산업생태계는 지속 가능한가 ▲미-중, 한-일 소리없는 기술전쟁 직격탄 ▲ GVC 자국 중심주의 확산, 정부와 기업의 수평적 분업 전략 ▲ 수요기업 제조-소부장 R&D 정책과 균형발전 역할과 방향이라는 의제를 가지고 우리나라 소부장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언을 하고자 민간자율로 구성됐다.
출범 발기인으로는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을 역임한 이재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주축으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정기로 AP시스템 회장 ▲이준혁 동진쎄미켐 대표 ▲이범성 덕산네오룩스 대표 ▲송문섭 심텍 회장 ▲최대규 뉴파워프라즈마 회장 ▲이건진 에드워드코리아 부사장 ▲이계왕 대정테크윈 회장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 ▲신희동 한국전자기술연구원장 ▲박청원 한국전자정보통신진흥회 상근부회장 ▲장웅성 산업통상자원R&D전략기획단장이 의장 선출과 함께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모색하기 위해 참석했다.
토의 좌장을 맡은 이재훈 법무법인 김앤장 고문은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 소부장 미래포럼이 출범한 것은 정말 좋은 시기에 나온 것”이라며, “현재 정부 정책의지가 강한 만큼 자생력 있는 토의가 됐으면 한다”고 서두를 땠다.
국내 장비제어 1세대로 꼽히는 정기로 AP시스템 회장은 대기업과 소부장 기업이 변별되는 정책적 제언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과 소부장이 다른 시각에서 다른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여기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모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쇄회로기판(PCB) 강자 심텍의 송문섭 회장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패키징 공정에 대해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반도체는 실리콘으로 시작해서 완전히 사용 가능하게 될 때까지 전체 벨류체인에서 패키징이 차지하는 비중이 5%에서 15% 가량으로 성장했으며, 그만큼 비중이 커졌다”라며, “TSMC의 패키징 기술과 내부 생산능력은 정말로 엄청나기에 우리도 국가적으로 정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반도체 핵심 공정소재 국산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 동진쎄미켐 이준혁 대표는 “우리나라가 넘버 2,3은 많지만 넘버원은 없다”라며, “신속하게 육성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마련해야만 통상경쟁에서 아쉬운 소리를 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클리닝 시스템 강자인 뉴파워프라즈마 최대규 회장은 소부장 성장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기차나 이산화탄소 분해라던가 해법을 찾다보니 그 중 하나가 플라즈마 기술이었고, 지금은 할일이 너무 많아졌다”라며, “산업 성장이 더디지만 수소를 만드는데도 플라즈마 기술을 써야 하는데 기초 기술을 들여다보니 이론이 너무 적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부분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OLED 국산화 선봉장인 덕산네오룩스 이범성 대표는 인재 육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교에서 많은 인력을 양성해 각 기업에 고루 포진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대정테크원 이계왕 회장은 반도체 메모리 모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소부장 미래포럼이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펌프시장 글로벌 점유율 1위인 에드워드코리아 이건진 부사장은 “국산화를 진행 중으로 우리 미래를 위해서도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국산화는 계속해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한 장웅성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단장은 “산업부가 처음에 부품과 소재 정책, 최근 소부장 산업정책으로 이 영역에 관심을 갖고 한 역사도 20년이 넘은 거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소부장 산업 경쟁력과 생태계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데 정부가 문제의식을 갖고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햇다.
이어, “TSMC의 사례와 같이 한, 두 대기업의 경쟁이 아니라 생태계 경쟁력이 갖춰져야 한다”라며, “우리나라도 대만같은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런 포럼을 통해서 목소리가 모아지면 정부나 정치권에서 좋은 영향을 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희동 한국전자기술연구원장은 “대기업 위주의 정책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현재 경쟁양상인 줄다리기에 비유한다면 앞에 있는 사람이 있고 뒤에 있는 사람이 반드시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대기업의 포럼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곽재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경영전략 본부장은 “민간 자발적인 생태계 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에 포럼의 자생력을 갖추는 것 역시 중요하다”라며, “이러한 포럼이 기회가 돼서 민간의 목소리가 잘 모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수출 통제가 미국식으로 가고 있는데, 미국식 수출통제는 한마디로 포괄적 수출통제로 걸 수 있는 모든 것을 걸고 넘어진다”라며, “무엇보다 무서운 점은 인력 이동을 규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면에서 통상 협의를 하면 미국의 경우 정말 세세한 거까지 다 꿰뚫어보고 있는데 그럴 수 있는 것들은 그 뒤에서 이같은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해주는 협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어서다”라며, “우리도 이같은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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