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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혹한기 속 2000억원대 투자 유치…기업가치 3조원대 '껑충'

이안나 기자

ⓒ무신사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무신사가 얼어붙은 투자 시장에서 글로벌 펀드로부터 2000억원 이상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 패션 플랫폼으로서 위치를 공고히 잡은 무신사는 기업가치도 3조원 중반으로 상승했다.

무신사는 시리즈C 라운드에서 20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라운드는 사모펀드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에서 주도하고 자산운용사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참가했다.

이는 2021년 3월 세콰이어캐피탈과 IMM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1300억원 규모 시리즈B 이후 2년여만에 이뤄진 신규 투자다. 무신사는 2019년 11월에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1000억원 가량 첫 외부 투자로 시리즈A 라운드를 진행한 바 있다.

◆ 누적 투자규모 4300억원…몸값 3조원대로 상승=이번 투자 라운드는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명성 높은 해외펀드가 참여한 점이 눈에 띈다. 이번 라운드를 주도한 KKR은 세계 최대 사모펀드로 꼽힌다. 여기 참여한 웰링턴 매니지먼트는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글로벌 3대 자산운용사로 언급된다.

특히 2014년 이후 10년 만에 한국 비상장 기업 투자를 재개한 웰링턴 매니지먼트 그룹은 대표 포트폴리오사로 무신사를 낙점했다. 경기 침체 등 우려로 글로벌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유수 해외펀드가 국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해 대규모 투자까지 단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올해까지 합쳐 3차례 투자 라운드를 거친 무신사 누적 투자 유치 규모는 4300억원에 이른다. 무신사는 2019년 첫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를 2조원대 이상으로 평가받으며 ‘유니콘’ 기업이 됐다. 최근 시리즈C 투자에서 무신사는 기업가치 3조원 중반대 평가를 받았다.

무신사는 이번 글로벌 투자 유치에 대해 “빠른 실행력과 스마트한 비즈니스 운영 능력을 기반으로 매년 실적 상승을 기록하는 무신사 성장 저력을 국내외로부터 인정받은 결과”라며 “서비스 통합 및 신규 출시 등 의사결정 과정에서 신속한 행보를 보여준 경영진에 대한 높은 평가도 투자 유치에 힘을 보탰다”고 분석했다.

무신사 측은 이번 신규 투자 유치 배경에 대해 “한국 온라인 패션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무신사가 ‘톱티어’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 커뮤니티·오프라인·해외사업...패션 ‘톱티어 ’ 플랫폼 확장=한국 온라인 패션 시장의 성장성 역시 주요한 고려 요소 중 하나로 작용했다. 무신사가 인수한 29CM는 지난해에만 거래액 기준 80% 성장하며 라이프스타일과 여성 패션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자회사 에스엘디티(SLDT)가 운영하는 솔드아웃은 지난해 손실이 발생하긴 했지만, 초기 투자 단계 이후 한정판 상품 전문 서비스로 무신사 스토어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봤다.

무신사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국내에서 해외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한다는 포부다. 이번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재원을 발판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신사업을 고려한 인수 합병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패션 시장에서 무신사 스토어, 29CM, 레이지나잇, 솔드아웃 등 무신사 서비스 경쟁력 향상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브랜드 투자에도 나선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글로벌 브랜드 지적재산권(IP)를 확보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브랜드를 발굴해 직접 투자하는 등 외형 확대와 함께 손익 개선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오프라인 진출도 강화한다. 현재 성수, 한남, 홍대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브랜드 팝업 스토어 공간을 확대하고, 대구와 부산을 중심으로 무신사 스탠다드 스토어와 무신사 편집샵 등을 열 계획이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무신사는 앞으로도 현재 잘하고 있는 서비스 영역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국내외 패션 브랜드와 함께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새로운 성공 기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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