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호 KT’ 닻 올릴까…주총까지 남은 과제는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기나긴 경영 공백을 빚은 KT의 새 수장 찾기가 9부능선을 넘었다. 4일 KT 차기 대표이사(CEO) 최종 후보로 김영섭 후보(전 LG CNS 사장)가 낙점되면서다. 남은 절차는 오는 8월말 열릴 임시 주주총회다. 여기서 참여 주식 60%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김영섭호 KT’가 닻을 올릴 수 있다. 남은 과제들을 살펴봤다.
5일 KT에 따르면 회사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김영섭 후보를 신임 대표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오는 8월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한다. 단, 최근 신임 이사회가 바꾼 정관에 따라 주주총회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는 조건이 달려 있다.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신임 대표이사 선임 안건은 무난히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KT의 차기 CEO 선임 과정에 무수히 제기돼 왔던 ‘정치권 낙하산 의혹’이나 ‘내부 카르텔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후보가 선출된 데다, 후보의 이력 또한 통신업을 경험한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어느 정도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KT 이사회는 김 후보를 “다년간의 ICT 기업 CEO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DX 역량과 본질에 기반한 성장을 도모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경영 체계 정착 및 기업문화 개선 의지가 뛰어나 향후 KT 미래 성장을 견인할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심지어 KT 내 강성 노조로 분류되는 KT새노조조차 김 후보에 대해 “과거 낙하산 CEO가 회사를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반면교사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무너진 조직을 정상화 하고,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며, 탈통신 경영 하에서 취약해진 통신의 기본을 다져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지켜보겠다는 온건한 입장을 내놨다.
다만 김 후보가 넘어야 할 산도 없지 않다. KT 이사회가 과거 주총 참여 주식의 과반 찬성만 받으면 됐던 이전 정관을 강화해 의결 기준을 60% 이상으로 상향시켜놓았기 때문에, 김 후보로선 이전 CEO 후보들보다 부담이 훨씬 커진 상황이다.
현재 회사 안팎에서는 김 후보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분위기다. 일단 그가 럭키금성상사(옛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해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LG CNS 대표까지 지낸 정통 ‘LG맨’이라는 점, 특히 LG에서 재무통이자 구조조정 전문가로서 경력을 쌓았다는 점은 상반된 평가를 낳고 있다.
KT 내부에서는 직접적 경쟁사 출신이 새 대표로 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함께, 김 후보가 KT 대표로 온다면 계열사 매각과 임직원 구조조정 등 강도 높은 사업 및 조직 재정비를 실시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김 후보로서는 LG 출신인 그의 이력을 오히려 KT에 새로운 관점과 접근법을 수혈할 수 있는 기회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사업 및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도 회사 구성원들이 납득하면서 주주들로부터도 인정받을 수 있는 개선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낙하산 인사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후보는 현재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가족과 고교 동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매번 CEO 교체 시기마다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KT의 불운한 역사를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되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KT의 미래를 책임질 차기 CEO 후보로서 설득력 있는 비전과 성장전략을 제시해야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장기 경영공백 탓으로 회사의 기업가치가 떨어지고 경쟁사 대비 미래먹거리 선점에서도 뒤처져 있다는 염려가 많은 만큼, 간극을 따라잡을 실행력과 의사결정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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