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이란 말 쓰는 심리학자 아예 없어…10년 전과 분위기 달라”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사실 10년 전만 해도 ‘게임중독’이라는 말을 쓰면서 게임의 안 좋은 면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던 심리학과 교수나 전문가들도 이제는 게임의 순기능을 위주로 말하더라고요. 게임중독이란 말을 쓰는 심리학자도 이젠 거의 없습니다.”
김경일 게임문화재단 이사장(아주대 심리학과 교수)은 18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2회 게임문화포럼 ‘게임 문화 게임 온 컬처(Game on Culture)’에서 게임산업의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게임의 순기능이 많아진 만큼 소통 방법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보고 있다. 게임이 아주 놀라울 정도의 정교한 ‘피드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적 소통이 미래사회 소통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드백은 수많은 산업에서 다른 용어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제조업이나 공정과정을 가지고 있는 산업에선 피드백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도 일컬어진다.
김 이사장은 “뇌가 정말로 오인할 수 있는 피드백을 경험한 사건들은 주변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났을 것”이라며 “예를 들면 처음 키보드를 접했을 때 독수리 타법으로 타자를 쳤었는데, 한컴타자 베네치아를 접한 뒤 분당 200타의 세계로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베네치아를 접하기 전에도 전 타이핑을 하고 있었고, 그 이후에도 독수리 타법을 애용했다”며 “이런 하나의 동작은 여전히 노동일 수 있으나, 베네치아가 주는 피드백을 만나고 보니 불성실함에도 불구하고 성실한 뇌를 갖게 됐다”고 부연했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심리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을 인공지능(AI)이 아닌 피드백의 시대라고 부른다. 4차 산업혁명 이전에는 전혀 주어지지 않았던 피드백을 누구나 쉽게 경험하게 돼서다. 배달앱을 쓰는 이유도, 택시 호출앱을 쓰는 이유도 모두 피드백에서 출발한다.
그는 “더 빠르게, 더 좋게 느끼는 서비스가 4차 산업혁명을 가져온 것이 아니다. 그냥 피드백을 남기고 사는 것에 비용을 지불하는 시대가 왔다”며 “경제가 발전하고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자아는 더 중요해진다. 그래서 피드백에 더 열광하는 시대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이사장은 게임에는 피드백 사이언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고 주장했다. 그의 경험상 ‘게임’이 아닌 ‘피드백 시스템’을 만든다고 말할 때 수많은 기업인들을 설득하는 게 더 쉬웠다. 피드백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분야 중 하나가 게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실제로 심리학자들은 최근 흥행 성과를 거둔 게임들로부터 오히려 인간 소통의 법칙을 연구한다고 설명했다.
10시간 게임을 즐긴 사람은 1시간 게임을 즐긴 사람을 대부분 이긴다는 점에서, 재능보다 노력을 더 인정해야 소통이 된다는 것을 발견하는 식이다. 게임 결과가 아닌, 즐기는 과정을 이야기 하는 것이 자아에 대한 긍정적인 개선 효과도 가져온다는 결론도 마찬가지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못지않게 중요한 건, 흥행 게임이 우리들과 어떻게 소통했기에 그 성공 요인을 만들어냈을까를 알아내는 것”이라며 “심리학자들은 이를 통해 오히려 사람의 심리를 역으로 추적, 혹은 역설계하는 분야의 일들을 앞으로 많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게임문화포럼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게임이 갖는 긍정적 효과와 미래적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게임 영향과 효과를 실증적으로 연구하고, 문화적 측면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함으로써 게임이 사회적, 정신적, 교육적으로 어떤 영향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지 국내외 연구자 및 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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