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대어 암(ARM), 서버 시장 장악할 수 있을까?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영국의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암(이하 ARM)'이 미국 나스닥 상장을 앞둔 가운데 '서버' 시장에서 ARM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상장 이후 현재 압도적인 시장 지배자인 인텔을 추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RM은 2016년 일본 소프트뱅크가 약 35조원을 들여 인수한 업체다. 최근 인공지능(AI)으로 각광받는 엔비디아도 ARM 인수를 시도한 바 있을 정도로 시장에서는 미래 가치가 큰 곳으로 평가받는다. ARM은 오는 9월 중으로 기업공개(IPO)를 끝마치고 나스닥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ARM의 예상 기업가치는 약 94조원, 올해 미국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ARM은 반도체 설계도를 제작하고, 이를 다른 기업에 제공하는 대가로 라이선스 비용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다. 쉽게 말해 자체적으로 이름을 건 반도체를 설계하진 않지만, 설계도를 제작해 기업에 판매한다.
최근 데이터센터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중요성도 함께 커진 '서버' 시장에서의 ARM 주목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ARM은 기존 타깃 시장이었던 모바일 시장에서 나아가 지속해서 성장성이 큰 서버 시장용 칩 설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서버는 여러 개 컴퓨터를 통신회선으로 연결한 통신망에서, 컴퓨터에 공동으로 사용하는 정보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서버가 수천개 이상 모인 대형시설이 데이터센터다.
이와 같이 서버 시장에서 기존 시장 지배자인 인텔의 설계 표준 'X86'의 아성도 ARM의 도전에 무너질 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미 AWS는 2018년 ARM 설계 기반의 '서버 클라우드'를 공개한 바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인텔의 X86의 점유율이 더 큰 상황이다. 인텔의 X86은 업계 표준이어서 누구나 쉽게 받아서 제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력 소모량이 크다는 단점이 있어 이를 대체할 만한 칩 설계를 업계에서는 요구하고 있다.
이미 많은 서버 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폰 향 설계로 시장 성공경험이 있는 ARM이 X86의 단점을 거름삼아 서버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 등에서 제작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대부분이 ARM의 기본 설계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미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는 ARM 점유율이 90%가 넘는다.
한 서버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X86이 서버 시장에서는 아직 9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 1위인 인텔이 만든 칩이 전세계 PC와 데이터센터 서버를 작동하게 하는 판도는 아직까지 바뀌지 않은 것"이라며 다만, 전력 소모량이 작다는 장점을 가진 ARM 설계가 향후 서버 시장을 뒤바꿀 수 있어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제조업체들은 시장안정성이 완벽하게 돼야 ARM 설계를 활용해 개발에 나설 것"이라며 "ARM이 인텔을 누르고 서버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 업계 표준만큼이나 설계 안정성과 효율성이 높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레노버 등 서버 업체들은 국내에서도 ARM 서버를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성능보다 저전력이 중요한 업무를 중심으로 ARM서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RE100 등 탄소저감을 위한 저젼력 등이 기업의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ARM 서버로 충분히 대체 가능한 업무 영역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인텔 기반 서버에 비해 시장의 관심이 우선 높고 벤더의 집중 공략 대상이 현재로선 아니라는 점에선 수면 밑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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