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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영섭號 공식 출범…조직쇄신·성장비전 과제 산적 (종합)

백지영 기자 , 권하영 기자

[디지털데일리 백지영, 권하영 기자] KT 김영섭호(號)가 마침내 닻을 올렸다.

KT는 30일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영섭 신임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했다. 사실상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경영공백은 해소됐지만, 조직의 고강도 쇄신이 예상되면서 안팍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특히 CEO 선임과정에서 불거진 KT 내부 ‘이권 카르텔’ 불식도 김 대표에게 주어진 주요 과제다.

◆LG맨->KT맨 변신…거버넌스 개편 마무리

KT는 이날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2023년도 제2차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김영섭 대표이사 선임안을 가결했다. 김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6년 정기주총일까지다.

1959년생인 김 신임 대표는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LG CNS 대표이사(CEO) 등을 거친 ‘정통 LG맨’으로 재무통으로 평가받는다. 김 대표는 KT 주주총회 출석 주식 수의 5분의 3 이상과 발행주식 총 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으며 통과했다.

이날 임시 주총을 앞두고 주주 입장을 시작한 KT연구개발센터 앞은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KT 내 소수노조인 KT새노조만이 주총장 앞에서 현수막 시위를 벌였다. 이들 또한 신임 대표의 합리적 인사 및 노무관리를 요구했을 뿐 김 대표 선임 자체에 대해서는 특별히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오전 9시, 박종욱 대표 직무대행이 주총 개회를 선언함과 거의 동시에 일부 강성 주주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며 긴장감을 키웠다. 이들 중 한 주주는 “김영섭 후보는 LG CNS에서 올 3월 해임된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그런 사람이 국민기업 KT에 와서 대표가 되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경영하겠다는 말도 없었다”고 성토했다.

물론 대부분의 주주들은 김 대표 선임 안건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발언권을 얻은 한 개인 주주는 “김영섭 후보의 경력이나 추천 사유를 보니 통신업을 잘 알고 ICT 경험도 풍부해 최적의 후보인 것 같다”며 “오늘 이 자리가 지배구조 이슈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대표 체제 아래 성장에 집중할 시작점 되길 바란다”고 지지를 보냈다.

박종욱 직무대행은 박수로 찬성을 이끌어내며 대표 선임 안건의 승인을 선언했다. 이어 서창석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비롯해 경영계약서 승인,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등의 안건도 통과됐다. 주총은 시작 22분 만에 끝이 났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KT의 경영공백을 매듭짓고 새로운 김영섭 대표체제가 공식화된 순간이다.

김영섭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앞으로 KT그룹이 보유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력, 사업역량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대적 조직쇄신 예고, 핵심인재 파격 우대 선언

김영섭 대표체제가 공식화되면서 내부적으로는 대대적인 조직쇄신과 성장전략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임시 주총 이후 KT 분당사옥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직원들과 만나 차별화된 고객가치와 역량, 실질적인 성과, 화합 등 4가지 키워드를 내세우며 “최고의 ICT 역량을 갖춘 전문가 집단으로 도약하자”고 주문했다.

특히 그는 통신 네트워크 안정 운용과 디지코 전략을 언급하며 나이와 직급에 관계없이 뛰어난 역량이 있으면 핵심인재로 우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영섭 KT 신임 대표
김영섭 KT 신임 대표

실제 김 대표는 LG CNS 재임 당시 기술역량레벨평가제도 등을 도입하며, 연공서열 중심의 조직에서 개인 평가·보상 제도까지의 체계를 정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 이사회도 김 대표를 최종 후보로 추천하면서 이 점을 높이 샀다.

또, 불필요한 형식 대신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일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철저한 실리주의 경영이 예상된다. CEO 선임과정에서 하락한 주가 부양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한편으론 정부와의 관계 개선도 과제로 지적된다. 윤석열 정부는 통신시장의 경쟁부족을 ‘카르텔’로 규정하며 요금인하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KT 대표 선임 절차 과정에서 ‘내부 카르텔’ 비판도 나온 만큼 지배구조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

지난 2021년 11월 이후 임원인사를 하지 않은 만큼, 일각에선 재무 등 주요 보직 변경 가능성도 있다. 이후 연말께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간 매출 25조원, 임직원 5만8000여명, 52개 계열사를 보유한 재계 12위 KT그룹을 2년 7개월 간 이끌게 될 김영섭호의 출항에 당분간 업계 안팍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백지영 기자 , 권하영 기자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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