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게임 개발 장벽 낮추는 게임업계…“코딩 몰라도 괜찮아요”

왕진화 기자
[ⓒ슈퍼캣]
[ⓒ슈퍼캣]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과거에만 해도 게임 개발은 코딩과 프로그래밍 지식 등이 필요해 비전공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개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게임 제작 플랫폼들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이러한 인식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게임 제작 플랫폼을 통해 만들어진 게임이 시장에서 흥행을 거두는 사례가 쌓이면서, 주요 게임사들도 플랫폼 고도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다. 신규 기능 업데이트 및 시스템 개선은 물론, 수익화 모델 발굴까지 제작자들이 콘텐츠 제작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는 식이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슈퍼캣, 유니티, 넥슨 등은 게임 제작 툴과 교육 프로그램, 수익화 정책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게임 개발 문턱을 낮추기 위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개발 장벽을 낮추는 데에는 개발자 성장을 중심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판단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슈퍼캣 ‘펑크랜드’ 승승장구…텍스트 기반 AI 이미지 생성기 도입=먼저 게임 개발사 슈퍼캣이 지난 2018년부터 서비스 중인 ‘펑크랜드’는 게임 제작자와 이용자가 함께 즐기는 게임 플랫폼이자 노코드 개발툴이다. 이용자는 펑크랜드와 연동되는 ‘펑크랜드 스튜디오’를 통해 클리커부터 리듬 게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까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

리소스 수급도 용이하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아이콘, 배경음악(BGM) 등 기본 애셋(asset)이 펑크랜드 스튜디오 내 도구 카테고리에서 무료로 제공된다. 추가 리소스는 약 2500개의 리소스가 등록된 펑크랜드 리소스 마켓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현재 400여명의 크리에이터가 마켓에서 활동 중이며, 직접 만든 리소스를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지원 공세에 힘입어 펑크랜드에서 게임을 출시하는 개발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슈퍼캣에 따르면 지난달 펑크랜드는 플랫폼 자체 최대 월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1인 개발자가 선보인 단일 게임은 서비스 50일 만에 매출 5억원을 돌파했고, 지금까지 지급된 개발자 누적 정산금 또한 50억원이 넘는다.

최근 슈퍼캣은 펑크랜드에 텍스트 기반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기도 도입했다. 원하는 이미지 키워드를 텍스트로 입력하면, 자동으로 적합한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식이다. 리소스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이 프로그램은 개발 중인 게임에 즉각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편의성을 더욱 높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슈퍼캣은 펑크랜드에서 활동하는 1인 또는 소규모 개발자가 양질의 게임을 제작해 서비스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플랫폼 사용성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Unity]
[ⓒUnity]

◆사용자 친화적인 개발 엔진으로 자리매김한 유니티=유니티(Unity)는 모바일 중심으로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되는 시기 스크립트 기반의 가벼운 게임 엔진을 선보이며 글로벌 모바일 시장을 공략했다. 가볍고 유연한 구동 환경 및 멀티 플랫폼 빌드 지원, 낮은 비용을 내세워 개발자 접근성을 높였다.

특히 유니티는 코딩 없이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비주얼 스크립팅 툴 ‘플레이 메이커’를 통해 초기 개발 접근성을 대폭 낮추고 있다. 개발 효율성 및 편의성 강화를 위한 애셋 스토어도 함께 운영 중이다. 애셋 스토어는 게임 제작에 필요한 리소스 패키지를 직접 유통하고 거래할 수 있는 오픈 마켓이다.

여기에, 유니티는 핵심 가치에 따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개발자 컨퍼런스 ‘유나이트’부터 ▲기술 전문가 컨설팅 ‘인디 클리닉’ ▲인디 게임 개발 프로젝트 ‘유니티 게임잼’ 등을 통해 개발자들이 안정적으로 게임을 만들면서도 비즈니스 환경을 원활히 구축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지원을 이어나가고 있다.

[ⓒ넥슨]
[ⓒ넥슨]

◆‘메이플스토리 월드’로 친근하게 다가가는 넥슨=넥슨 또한 대표 지식재산권(IP) 중 하나인 ‘메이플스토리’를 활용해, 게임 제작이라는 높은 허들을 누구나 접근 가능한 창작 놀이 영역으로 풀어내고 있다. 지난해 9월 넥슨이 선보인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인기 IP 메이플스토리 리소스를 활용해 아바타를 꾸미고, 월드를 제작해 다른 이용자와 플레이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놀이 플랫폼이다.

무료로 제공되는 ▲게임 엔진 ▲스크립트 에디터 ▲서버 및 데이터베이스(DB) ▲리소스 등을 활용해 누구나 멀티플레이 게임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드래그 앤 드롭 방식으로 핵심 기능을 편하게 다룰 수 있다. 루아 스크립트를 기반으로 한 정교한 콘텐츠 개발도 지원된다.

넥슨은 크리에이터를 위한 지원책도 활발히 내놓고 있다. 개발자 센터를 통해 월드 제작에 대한 개발 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단계별 학습 콘텐츠와 가이드 영상이 제공된다. 또한, 크리에이터 간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는 개발자 포럼, 월드 제안 및 아바타 소개 등을 위한 플레이어 포럼, 업데이트 소식을 전하는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도 운영 중이다.

게임사들이 이처럼 쉬운 게임 제작 및 접근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우수한 개발자가 양질의 콘텐츠 생산과 이용자 확보로 연결되는 만큼, 이들의 성장을 도와 플랫폼 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저사양 저비용일지라도 게임 개발 과정은 언제나 복잡했는데, 일부 게임사들의 서비스로 점차 간소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개발자 및 이용자가 게임 제작과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흥행하는 게임 사례도 늘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 규모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