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동력 잃은 비트코인…'미뤄진 SEC판결, 커지는 금리인상 불안감'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비트코인(이하 BTC) 가격이 횡보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현물 상장지수펀드(이하 ETF) 승인 연기 이후 상승동력을 잃었다.
8일 코인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9시 11분 기준 BTC 가격은 2만6000달러선에서 머물고 있다.
전일 밤 9시 BTC 가격이 24시간 전 대비 약 6% 가량 하락해 한때 2만5000달러선을 기록했던 것에서 이날 오전 1000달러 가까이 오른 모습이다. 하지만, 앞서 지난달 말 2만8000달러선까지 올랐던 때와 비교하면 상승세가 꺾인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BTC 가격은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이 SEC에 가상자산 전문 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이 신청한 BTC ETF 상장 여부를 재심사하라고 판결하면서 BTC 가격이 급격히 오른 바 있다. 앞서 그레이스케일은 현물 ETF 상장을 신청했지만, SEC로부터 거부당했다. 이에 SEC와 소송을 벌이던 그레이스케일이 승소하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코인 시장이 들썩였다.
시장에서는 현물 ETF 출시가 연기될 수 있지만, 그레이스케일과의 소송에서 패한 SEC의 노선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늦어도 내년에는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후 이달 초까지 나와야했던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 7개 자산운용사가 신청한 현물 ETF 신청에 대한 결과가 중순으로 연기되면서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
우선 당장 SEC의 10월 중순 결과통보가 최장 240일까지 더 늘어날 수 있어, 현물 ETF 승인 여부는 늦으면 내년 3월에야 결론이 나온다.
이에 더해 지난해부터 지속해서 시장 불안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금리'가 다시 인상될 기미를 보이면서 코인시장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연장 조치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6개월 동결했던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커진 것이다.
이렇듯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고물가 우려가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하고 있다. 이미 간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와 대형주 위주의 S&P500 지수는 하락마감한 상태다.
코인 시장 대장 BTC 거래량도 대폭 줄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번 3분기 BTC 현물 거래량은 지난 2019년 1분기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2019년부터 최근까지 BTC 거래량은 대부분 2조 달러 이상 기록했지만, 지난 7월에서 8월 간 BTC 현물 거래량은 각각 3458억달러, 3548억달러로 크게 위축됐다. 이달에도 비슷한 추세가 유지된다면 올 3분기 거래량은 1조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그동안 분기 거래량의 절반이다.
또 BTC 채굴자들이 지난 일주일 간 4000BTC를 매도한 것도 눈에 띈다.
BTC 반감기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반감기는 BTC 채굴 보상이 4년 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로 신규 발행량이 급감한다. 따라서 BTC 공급이 부족해지면 수요와 공급법칙에 따라 BTC 가격은 오른다. 이에 내년 4월 BTC 반감기가 오면 BTC 가격이 최대 10만달러 이상을 상회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 바 있다.
채굴자 입장에서는 갯수가 한정된 BTC를 보유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지만, BTC 매도량이 최근 늘고 있어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해석하기 어렵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46점을 기록했다. 이는 '공포' 수준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날(41)보다 올라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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