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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LGU+ 직원이 백종원표 만두식당에 출근하는 사연

권하영 기자
LG유플러스와 더본코리아가 공동 운영 중인 강남 역삼구 '배우는 식당' 내부 모습 [Ⓒ 디지털데일리]
LG유플러스와 더본코리아가 공동 운영 중인 강남 역삼구 '배우는 식당' 내부 모습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가게 사장님은 맛과 서비스에만 집중하시면 됩니다. 가게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은 LG유플러스가 대신해 드립니다.”

통신사 ‘LG유플러스’가 백종원 대표의 외식 프랜차이즈 ‘더본코리아’와 손잡고 요식업계 소상공인 디지털전환(DX·Digital Transformation)을 돕는다.

LG유플러스와 더본코리아가 공동 운영하는 ‘식당연구소’ 1호점 ‘배우는 식당’이 그 시작점이 됐다.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이곳은 백종원 대표의 레시피로 만든 만두를 판매하는 실제 식당으로, LG유플러스가 출시한 요식업 소상공인 전용 DX 솔루션인 ‘U+우리가게 패키지’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자는 지난 8일 오전 이곳을 직접 찾아 LG유플러스 및 더본코리아 관계자들과 양사의 협업 계기 및 가게 운영 목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날 ‘배우는 식당’ 가게의 앞치마를 직접 두르고 나온 김현민 LG유플러스 SOHO사업담당 상무는 “코로나19 시기인 2년 전부터 지금까지 사장님들의 가게 운영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양사가 협업해 왔다”며 “특히 엔데믹 이후 가게에서 사람을 뽑기가 어려워진 만큼 매장의 디지털화를 돕는 DX 솔루션을 기획·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배우는 식당’에는 가게 운영을 손쉽게 통합 관리하는 ‘U+우리가게 패키지’ 앱이 적용돼 있다. 사장님은 이 앱으로 손님들의 예약을 편리하게 관리하며, 에스원 제휴 지능형 CCTV에 가입했다면 앱을 통해 실시간 녹화 영상을 확인하거나 에스원 긴급 출동을 요청할 수 있다. 또한 손님이 매장에 문의 전화를 하면 ‘우리가게 AI’가 자동 응대를 하고, ‘챗GPT’ 기능으로 장사 노하우 콘텐츠 및 주변 상권 분석까지 받을 수 있다.

식당에 찾아온 손님은 매장 입구의 ‘대기 솔루션’ 태블릿으로 자리를 예약하고, 포장을 원할 경우 매장 외부에 설치된 전용 ‘키오스크’로 주문해 만두를 바로 픽업해 갈 수 있다. 식당 내부에는 디지털 사이니지가 설치돼 손님이 기다리는 동안 식당 홍보 영상을 볼 수 있다. 영상제작업체 ‘티엠씨엔터’가 ‘식당연구소’를 배경으로 예능과 웹드라마 형식의 콘텐츠를 유튜브 채널 ‘배우당’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와 더본코리아가 공동 운영 중인 강남 역삼구 '배우는 식당' 내부 모습 [Ⓒ 디지털데일리]
LG유플러스와 더본코리아가 공동 운영 중인 강남 역삼구 '배우는 식당' 내부 모습 [Ⓒ 디지털데일리]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이곳 식당에 LG유플러스 직원이 종업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LG유플러스 상품 기획·개발 담당자들이 격주로 가게에 출근해 매장 운영을 돕고 손님 응대를 한다. 김현민 상무는 “LG유플러스 직원이 직접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 입장이 돼 솔루션을 이용해 보고 손님들의 피드백을 받아야, 그 니즈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덕분에 ‘U+ 우리가게 패키지’의 앱 설계부터 현장에서의 태블릿 위치까지 섬세한 최적화 작업을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LG유플러스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원동력이 됐다. 김 상무는 “누구 한 명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협의체 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아이디어가 모아졌다”며 “실제로 저희 회사는 애자일한 스쿼드 조직 체계로 운영하고 있어 한명의 의사결정권자가 지시하는 게 아니라 다 함께 컨센서스를 이뤄가는 과정을 중요시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LG유플러스의 적극성은 더본코리아가 협업을 결심한 계기이기도 했다. 최경선 더본코리아 가맹사업본부 전무는 “타 통신사를 언급하긴 그렇지만 LG유플러스가 실제 소상공인 입장에서 좀 더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특히 F&B에 있어서는 주방에서 모니터링하는 관리자 입장도 있고, 운영하는 사장님 입장도 있고, 방문하는 고객 입장도 있는데 세 가지 측면을 다 고려해줬다”고 언급했다.

LG유플러스와 더본코리아가 공동 운영 중인 강남 역삼구 '배우는 식당' 외부 모습 [Ⓒ 디지털데일리]
LG유플러스와 더본코리아가 공동 운영 중인 강남 역삼구 '배우는 식당' 외부 모습 [Ⓒ 디지털데일리]

김현민 상무는 “물론 스타트업 중심으로 테이블 오더 전문 또는 대기 솔루션 전문 업체들이 각각 있겠지만, 전체를 통합해 하나로 패키징 하는 회사는 지금까지 LG유플러스 외에 없다”며 “LG유플러스는 모바일 고객 기반의 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 솔루션을 충분히 잘할 수 있고, 전국 커버리지를 갖춰 바로 출동할 수 있는 직원들과 응대 가능한 고객센터가 있는 점도 경쟁력”이라고 자신했다.

LG유플러스와 더본코리아는 용산에 ‘식당연구소’ 2호점 개소도 준비 중이다. 김 상무는 “지금은 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차원에서 출발하는 거지만, 궁극적으로 진짜 잘 된다면 ‘식당연구소’와 ‘배우는식당’의 프랜차이즈화도 가능할 거라 기대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통신사 모바일 멤버십을 연계해 ‘우리가게 홍보 멤버십’도 10월 적용 목표로 준비 중이며, 디지털 기기 사용이 서툰 이들을 위한 음성인식 기반 솔루션도 개발할 방침이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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