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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쫙 뺐더니… 넷마블 ‘세븐나이츠’ IP의 부활

문대찬 기자
지난 6일 넷마블이 출시한 세븐나이츠키우기 [ⓒ 넷마블]
지난 6일 넷마블이 출시한 세븐나이츠키우기 [ⓒ 넷마블]

[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넷마블이 지난 6일 세계시장에 내놓은 신작 게임엔 업계의 적잖은 눈길이 쏠렸다. 글로벌 누적 6000만 다운로드를 자랑하는 넷마블 대표 지식재산(IP)인 ‘세븐나이츠’가 방치형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으로 재탄생했기 때문이다.

방치형게임은 이용자의 조작 요구를 최소화한 장르다. 클릭 몇 번만으로도 전투 진행 및 캐릭터 육성이 가능하다. 게임을 켜놓고 방치하거나, 심지어 꺼놓아도 재화를 수집하고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게 대표적인 특징이다. 개발과 운영 비용이 적어 주로 소규모 게임사가 출시해왔다. 대형 개발사의 방치형게임, 세븐나이츠키우기에 업계의 관심이 모였던 이유다.

출시 초반 반응은 긍정적이다. 12일 오전 현재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2위에 올라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선 선두다. 구글에선 인기 게임 순위 1위에도 오르는 등 주목도도 높다. ‘스낵컬처(가벼운 볼거리를 이용해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즐기는 문화)’에 대한 대중문화 전반의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 손쉽고 가벼운 게임성을 내세운 전략적인 접근이 결과적으로는 주효했다는 평가다. 세븐나이츠 IP에 대한 익숙함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넷마블넥서스의 김정민 대표는 지난 6월1일 세븐나이츠키우기를 소개한 쇼케이스 자리에서 “최근 유튜브 쇼츠와 같이 짧은 시간 압축적으로 즐길 수 있는 스낵컬처가 부각 되고 있다. 게임 시장도 이러한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간 세븐나이츠 IP는 무거워지고 복잡해지는 구석이 있었다. ‘세븐나이츠 1’처럼 가볍고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고, 글로벌 이용자를 품을 수 있는 게임을 찾다 보니 방치형 장르로 접근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넷마블은 지난 7월26일 출시한 ‘신의탑: 새로운세계’가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4위, 애플 앱스토어 1위 등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세븐나이츠키우기도 흥행 궤도에 오르면서 넷마블의 실적 개선 여부에도 기대감이 모인다. 넷마블은 지난 2분기 영업손실 372억원을 기록하는 등 6개 분기 연속 적자에 빠져있다. 4분기에나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세븐나이츠키우기가 초반 매출에서 고공행진을 그리면서 넷마블의 주가도 반등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10일 4만4200원까지 떨어진 넷마블 주가는 9월11일 4만62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12일 오전 중엔 5만원까지 상승했다. 증권가도 넷마블의 목표 주가를 상향했다. 삼성증권은 이 잇따른 신작 흥행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넷마블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목표주가를 5만3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이은 신작 흥행으로 높아진 차기작 기대감과 중국 신작 출시 모멘텀, 주요 지분 매각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이 지난 8월 출시한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 [ⓒ넷마블]
넷마블이 지난 8월 출시한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 [ⓒ넷마블]

한편, 넷마블은 세븐나이츠키우기의 흥행을 통해 자체 IP 흥행작 가뭄에 대한 근심도 덜어냈다. 넷마블은 주요 게임 매출 상당 부분을 외부 IP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넷마블의 가장 많은 매출을 견인한 게임은 자회사 카밤이 마블 IP로 만든 ‘마블콘텐스트오브챔피언’이다. 29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0.84%를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캐시프렌지(2270억원,8.49%)’와 ‘잭팟월드(2140억원,8.01%)’으로 모바일 카지노 게임이다. 이외에도 ‘일곱개의대죄: 그랜드크로스’, ‘제2의나라: 크로스월드’ 등 흥행작 역시 외부 IP로 개발됐다. 이로 인해 발생한 막대한 지급수수료는 실적 개선의 걸림돌이다. 넷마블의 지난해 지불한 지급수수료는 1조2000억원이었다. 반면 대표 IP인 세븐나이츠는 매출에서 꾸준히 하락세다. 세븐나이츠2’의 지난해 매출은 580억원으로, 2021년 1440억원에서 860억원 줄었다.

급한 불을 껐을 뿐, 넷마블의 숙제는 여전히 산적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앞선 8월9일 넷마블이 자체 IP로 출시한 전략 모바일 게임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은 흥행 실적이 저조하다. 넷마블이 앞으로도 안정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세븐나이츠 이외의 자체 IP 발굴에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넷마블은 연구개발비를 2021년 5600억원에서 지난해는 8500억원으로 늘리는 등 IP 발굴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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