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IT] 기내 속 동반자…소니 이어폰 'WF-1000XM5' 써보니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WF-1000XM5’는 소니가 내놓은 노이즈 캔슬링 무선 이이폰 5세대 모델이다. 지난 2017년 출시 이후 꾸준히 세대를 거듭해왔다. 소니가 이번 제품을 내놓으면서 강조했던 부분은 헤드폰에 버금가는 제품이라는 것. 가까운 모델이라고 한다면 알파벳 하나만 바꾼 ‘WH-1000XM’ 시리즈가 꼽히겠다. 이 작은 모델이 덩치가 큰 헤드폰에 가까운 성능을 내준다고 하니 궁금증이 일기는 한다.
디자인부터 살펴보면 전작과는 확실하게 선을 긋는다. 외형은 당연히 바뀌었다. 좀 더 몽글몽글해지고 작아졌다. 소니에 따르면 전작 대비 크기는 약 25% 줄었다. 크기가 줄어들면서 무게도 상당히 가벼워졌다. 20% 정도 무게를 덜었다. 그러다보니 귀에 느껴지는 물리적인 부담감이 줄었다. 착용감이 더 좋아졌으니 끼고 들을 시간이 더 늘어난 셈이다.
이어버드의 경우 측면을 유광처리하고 바깥 터치패널 면을 무광 처리했다. 전반적으로 세련된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이 유광처리 떄문인지 몰라도 본체에서 이어버드를 꺼내기가 쉽지 않다. 잘 미끄러지거나 딱 하고 잡히지 않으니 어느 정도 요령이 필요하다. 차라리 무광이면 어땠을까 하지만 그렇게 되면 또 착용감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다.
처음부터 이 제품을 선택한 건 순전히 우연이다. 출장을 가야했는데 기내에 오래 있어야 해 이왕지사 ’노이즈 캔슬링’이 좋은 헤드폰을 가져가고 싶었다. 그렇다. 포인트는 여기다. 원했던 것은 ‘헤.드.폰’이었다는 것. ‘WH-1000XM5’가 올 줄 알았다. 그런데 소통이 잘못됐나보다. 원했던 커다란 상자가 아니라 작은 상자에 담긴 ‘WF-1000XM5’가 왔다. ‘그래, 오히려 짐이 줄었다’ 하는 생각으로 아쉽긴 하나 바로 수용했다.
별 기대가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기내서 ‘WF-1000XM5’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은 꽤 뛰어났다. 워낙 기내 소리가 크기 때문에 완벽히 외부 소음을 막아주지는 않더라도 이 정도라면 평소 쓰던 이어폰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금새 든다. 비행기에서 내려 경유를 위해 공항 내부를 휘저을때는 외부 소음 자체가 들리지 않는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보면 애플 에어팟 프로 1세대 모델을 처음 썼을 때보다는 확실히 좋다는 판단이 든다.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뛰어나다면 굳이 음악의 볼륨을 크게 키울 필요가 없다. 외부로부터 들리는 소음으로 인해서 이를 이기기 위해 볼륨을 키우는 경우가 꽤 있기 때문에 소음 자체가 차단된다면 볼륨을 높이지 않아도 좋은 환경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즉, 청각에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소니가 굳이 헤드폰 크기의 음각에 WF-1000XM5 이어버드를 놓아 둔 광고 포스터를 디자인했는지 알 듯 하다. 처음에는 폐와 관련된 공익광고인지 알았는데 말이다. 헤드폰에 버금가는 탁월한 노이즈 캔슬링이다.
WF-1000XM5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 향상은 당연히 이유가 있다. 우선 전작 대비 이어버드의 마이크가 늘어났다. 전작은 각각 2개의 마이크를 배치했으나 이번 모델은 외부 1개와 내부 2개의 마이크를 각각 배치했다.
마이크가 늘어나면서 들어오는 외부 소음량은 더 늘어난다. 이를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서도 달라져야 한다. 소니는 전작에 ‘HD 노이즈 캔슬링 프로세서 QN1e’를 내장한 통합 프로세서 V1’를 이번 제품에서 분리시켜 투칩 형태로 엮었다. ‘HD 노이즈 캔슬링 프로세서 QN2e’를 따로 장착해 소리를 보다 넓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받은 소음은 통합프로세서인 V2가 처리해 준다. 혼자서 도맡았던 소음 취합 및 처리를 각각 분업화 시키면서 보다 실시간으로 소음 반대 파형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한 셈이다.
게다가 전작 대비 40% 더 커진 8.4mm 신형 ‘다이나믹 드라이버 X’는 돔과 엣지의 재질을 분리시켰다. 저주파수에서 더 정확하게 파동을 캔슬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엇보다다 이어버드에 끼우는 이어팁에 ‘SS’ 사이즈가 추가됐다. 귓밥을 팔 때마다 왜 이렇게 구멍이 작냐며 타박받던 내 귀가 보상받는 기분이다. 이어팁은 전작보다 더 얇아졌고 이물질을 막기 위한 메시망이 더해졌다. 귀에 딱 맞아 떨어지는 이어팁 덕분에 부담은 더 낮아지고 차음성이 더 향상됐다.
이어버드 바깥면은 터치패널을 장착시켰다. 왼쪽은 노이즈 캔슬링 또는 외부 소리를 듣는데 쓴다. 오른쪽은 재생 관련 컨트롤이 가능하다. 볼륨은 네번 이상 연속 터치하면 좌우측으로 올리고 내릴 수 있다.
여기에 소니는 도보나 러닝 또는 정지 상태 등 사용자의 행동 패턴이 바뀔 때 자동으로 노이즈캔슬링 또는 외부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전환시켜 주는 ‘적응형 사운드 제어’를 도입했다. 한참을 걸어가다 멀뚱히 서있으면 갑자기 마이크를 통해 들은 주변의 소리를 들려 준다. 이 밖에도 주변 사람과 대화를 할 때 음악을 멈춰주는 ‘스피크투챗’, 공간오디오 기술인 ‘360 리얼리티 오디오’ 등도 요긴하게 쓸 수 있을 듯 하다.
배터리 유지시간은 전작과 동일하다. 이어버드는 최대 8시간을, 케이스는 16시간을 버틴다. 하지만 전작 대비 크기가 작아졌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전력효율성이 오히려 더 늘어났다.
전 세대부터 꾸준히 지적받아온 통화품질은 상당 부분 개선됐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하나 이용하는데 무리는 없다. 소니는 하드웨어적으로 어려운 통화품질을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개선했다. 골전도 센서와 함게 5억개 이상의 목소리 샘플을 분석해 AI 기반 노이즈 감소 알고리즘을 고안했다. 메시 구조 마이크가 바람 소리도 감소시켜 준다. 즉, 목소리 진동을 감지하면서 사용자의 목소리를 캐치해 이를 더 또렷하게 들려주는 셈이다.
음질은 소니가 보여주는 ‘균형감’ 있는 음색을 보여준다. 우선적으로 저음이 보다 강화된 분위기다. 헤드폰에 준하는 성능을 보여준다는 말이 여기서도 통용된다. 깨끗하게 밀어 올라가는 고음이나 웅장한 느낌의 오케스트라 곡에서도 꽤 휼륭한 음질을 보여준다.
기내에서는 출발할 때나 비행 초반에는 인디 음악을 주로 듣고 착륙 전에는 뭔가 기분을 업할 수 있는 음악을 선택해 듣는 편이다. 이번에는 ‘소각소각’ 노래 전곡을 들으며 출발했다. 개인적으로 소니의 음색은 따뜻하거나 차분하고 때로는 먹먹한 감성의 인디음악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보컬의 음색이 보다 강화된 듯해 가사가 마음에 쏙쏙 박힌다. 착륙 1시간 전부터는 보아 8집인 ‘Kiss my lips’ 전곡과 마크로스 프론티어 OST를 번갈아 들으며 피곤함을 날리고자 했다. 가끔 지칠 때는 빠르고 경쾌한 애니메이션 음악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리드미컬하게 미끄러지는 음색이 꽤나 마음을 들썩거리게 한다.
‘WF-1000XM5’는 우선 LDAC 코덱을 지원한다. 불루투스 오디오인 SBC 코덱 대비 약 3배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해 소리를 더 풍부하게 해준다. 디지털 음질 업스케일링 기술인 DSEE 익스트림을 통해 압축 과정에서 손실된 사운드를 복구해 원음 그대로의 사운드를 청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스마트폰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소니 헤드폰 커넥트’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야 하는데 이 앱에서 전반적인 옵션들을 제어할 수 있다.
노이즈 캔슬링에 대한 기대, 또는 전작에서 부담스러웠던 착용감 등을 고려한다면 이참에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물론 현재에 만족한다면 다음 세대를 기약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소프트웨어 측면에서의 지원이나 사용자경험(UX)을 중시한다면 안드로이드폰을 쓰는 사용자들은 구매를 고려할 수도 있겠다. 여러 기능과 성능을 고려한다면 아이폰과 궁합이 상당히 높은 편은 아니다.
여담이기는 하나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높아지는 것을 반겨야 할까’라는 의문이 생기는 요즘이다. 이어폰은 아무래도 모바일 환경에 효율적인 기기다. 그리고 또 현재 주변과 단절해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기도 하다. 문제는 세상이 너무나 흉흉하다는 데 있다. 물론 이 지점이 제조사가 걱정해야 하는 일인가라는 우려가 있기는 하나 한번쯤은 위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AI 기능을 고안해보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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