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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포츠in항저우③] 몽삼국2·왕자영요 채택, 중국 선수 메달 몰아주기?

왕진화 기자

이스포츠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 ‘마우스만 딸깍한다’고 격하하기에 이스포츠 산업은 지난 10년간 몰라보게 성장했습니다. MZ 세대들의 관심에 힘입어 이스포츠 산업은 2025년엔 약 2조47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스포츠의 아시안게임 편입이 불러올 의의와 파급력, 최초의 이스포츠 메달 사냥에 나선 국가대표 선수들 소식을 <디지털데일리>가 [이스포츠in항저우]를 통해 전해드립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정식 종목으로 선정된 몽삼국2. [ⓒHangzhou Dianhun Network Technology Co., Ltd.]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정식 종목으로 선정된 몽삼국2. [ⓒHangzhou Dianhun Network Technology Co., Ltd.]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이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처음 포함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내일(23일) 개최된다. 그러나 이스포츠 부문 일부 게임이 개최국인 중국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며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중국에서만 서비스되거나, 중국인 중심으로만 인기 많은 게임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스포츠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모바일(Peace Elite Asian Games Version) ▲피파온라인4 ▲스트리트 파이터 V(Street Fighter V: Champion Edition) ▲왕자영요(Arena of Valor Asian Games Version) ▲몽삼국2 ▲도타2(DOTA 2)까지 총 7개다.

22일 한국e스포츠협회(KeSPA)에 따르면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채택된 7개 종목 중 4개에만 국가대표를 파견한다. 도타2와 왕자영요, 몽삼국2 경우 적합한 국가대표 후보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몽삼국2와 왕자영요는 중국에서 활발히 서비스되고 인지도가 높은 게임이지만, 한국에서만 해도 이를 아는 이용자는 드물다.

[ⓒdata.ai]
[ⓒdata.ai]

◆몽삼국2·왕자영요, 어떤 게임이길래?=몽삼국2는 지난 2021년 11월5일, 제19회 아시안게임 이스포츠 대회 종목으로 선정됐다. 지난 2015년 3월26일 정식 출시된 몽삼국2는 항저우 전혼 네트워크 테크놀로지(Hangzhou Dianhun Network Technology Co., Ltd.)가 개발한 실시간 전략 온라인 게임이다.

이 게임 특징은 역할수행게임(RPG)에 실시간 전략 게임(Real-Time Strategy, RTS) 요소가 통합됐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130여명의 삼국지 영웅 중에서 자신이 조종하고 싶은 영웅을 선택해 싸울 수 있다. 경쟁 맵에서는 팀원과 협력해 상대를 일정 횟수 쓰러뜨리거나 상대의 기지를 무너뜨려 게임에서 승리해야 한다. 왕자영요는 중국 텐센트 계열사인 티미(Timi, 天美)에서 지난 2015년 출시한 모바일게임이다.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MOBA) 장르로, 이용자들은 5대5 팀으로 나뉘어 실시간 경쟁을 펼치게 된다.

왕자영요는 라이엇게임즈 ‘와일드 리프트’와의 유사성 때문에, 국내 인지도가 몽삼국2보다는 높은 편이다.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데이터에이아이(data.ai, 구 앱애니)에 따르면 왕자영요는 지난 1분기 전 세계 모바일게임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데이터에이아이는 왕자영요 매출의 약 95%가 중국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했다.

[ⓒPixabay]
[ⓒPixabay]

◆중국인 제외하면 잘 알기 어려워…메달 몰아주기?=몽삼국2 경우 한국에 출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9월 스팀(Steam)을 통해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또한, 그나마 있었던 왕자영요 한국 프로 리그도 흥행 부진으로 인해 해체된 지 오래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체 참가국 45개 중 예선에 11개국(▲중국 ▲홍콩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라오스 ▲네팔 ▲필리핀 ▲타지키스탄 ▲태국 ▲우즈베키스탄 ▲베트남)만 참가할 정도로 국가별 인지도 자체도 낮은 편이다. 왕자영요 역시 참여국가 수가 몽삼국2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마카오와 미얀마, 말레이시아, 대만이 추가돼 총 15개국이 실력을 겨룬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속 한국 게임 이용자들은 이번 이스포츠 부문 세부 종목으로 결정된 몽삼국2 및 왕자영요에 대해 “중국이 메달을 거머쥘 수 있는 게임들을 개최국 프리미엄으로 유리하게 넣은 것 아니냐”고 입을 모은다.

“중국에서 인기가 있고, 중국인들이 잘하는 전략 게임만 주로 채택된 것 같다”, “중국 선수들에게 메달을 몰아주기 위한 전략”, “왕자영요, 몽삼국2, LoL, 도타2 등 이번 이스포츠 종목 대부분이 5대5로 나뉘어 경쟁하는 전략 게임 장르인데, 좀 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있었어야 했다” 등 대체적으로 아쉬운 반응이 나온다.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인기 종목이었던 블리자드 ‘하스스톤’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제외된 것도 이스포츠 팬들 사이에선 의아함을 자아낸다. 이스포츠 종목에는 지식재산권(IP) 소유주인 게임사 등 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기 마련이다. 블리자드가 중국에서 철수하게 되면서 중국이 개최국 프리미엄으로 인기 종목을 제외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개최지로서의 중국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여전히 존재한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반칙은 물론, 심판들의 오심이나 편파 판정 등이 난무했기 때문이다. 개·폐회식에서 한국 한복 등 문화를 도용한 ‘동북공정’부터 부대시설 부실 운영 등 스포츠 외적인 논란도 있었던 만큼,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불리한 상황이 연출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팬들 사이에서 감지된다.

한편, 김정균 LoL 국가대표단 감독은 앞서 지난달 28일 이스포츠 국가대표 출정식 기자회견에서 “중국 팀이 홈그라운드 이점도 있고, 경기 외적으로 힘든 환경에 놓일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우리 선수들 모두 최정상급 기량을 가진 만큼, 조직력만 갖추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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