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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최정우’, 포스코 회장 3연임 물건너가나… ‘낙마설’ 커지는 이유

박기록 기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3연임을 꿈꾸고 있는 최정우 회장의 입지가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오히려 3연임은 고사하고 내년 3월까지 예정된 연임 기간도 채우지 못하고 이르면 올 10월중 낙마 가능성을 점치는 분석까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까지 최 회장 주변에서 불거진 일련의 잡음들이 직접적이다. 앞서 지난 2018년 7월 취임한 최 회장은 지난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20일 최정우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업무상 배임’ 혐의는 지난해 최 회장의 관용차 사적 이용 논란이 시사저널에 보도된 이후, 이를 근거로 지난해 10월, 당시 ‘포스코 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임종백 집행위원장이 최 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이를 형사7부에 배당했으나 이후 수서경찰서 경제범죄수사팀으로 이관했다. 이후 경찰은 최 회장 자택 인근의 CCTV 영상기록 등을 확보해 수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용차 사적 이용 논란'은 공식적인 관용차외에 별도의 회사차(제네시스 G90)를 최 회장 가족 등이 사적으로 이용함으로써 회사에 적지않은 금전적 손실을 입혔고, 이것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의혹이다.

현재로선 검찰이 최 회장을 추석 연휴전에 기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만약 이렇게될 경우 최 회장의 중도 사임 가능성까지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물론 재계 일각에서 최 회장의 중도 사임 가능성이 갑작스럽게 제기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관용차 사적 이용 논란’ 뿐만이 아니라 지난해부터 이어온 최 회장의 눈에띄는 몇몇 실책들이 누적된 결과로 보는 견해가 적지않기 때문이다.

◆작년 9월 태풍 ‘힌남노’로 포스코 침수때, 골프 구설수… 이미 尹 정부에 단단히 미운털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시 냉천이 범람하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포항제철소가 물에 잠기는 큰 피해를 입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 여파로 2022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6.7% 줄어든 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냉천 범람에 의한 포항제철소 생산 중단에 따른 영업손실과 일회성 복구 비용 증가가 영업이익에 미친 영향은 1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최 회장이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골프와 미술 전시회를 관람한 사실이 드러나 당시 이만희, 박성민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거센 질타를 당하기도 했다.

이후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윤 정부의 눈밖에 났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이 재계 총수들을 데리고 몇차례 해외 순방길에 나섰지만 최 회장은 매번 명단에서 누락됐고, 올해 1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도 10대 그룹 총수중 유일하게 참석하지 못했다.

더구나 작년 ‘골프 논란’을 겪고도, 최 회장은 올해 8월6일~11일 사이 사외이사들과 캐나다 밴쿠버를 5박6일간의 방문했고, 일정중 골프를 쳤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또 다시 구설수가 이어졌다.

특히 올해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포항제철소가 또 다시 긴장에 휩싸인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힘든 행보라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포스코노동조합

◆포스코, 창사 이래 첫 파업위기… ‘최정우 리더십’으로 과연 돌파할 수 있을까

포스코는 현재 창사이래 처음으로 파업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1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기본임금 15만원 인상, 정년 퇴직자 70% 고용연장, 주식 400만원 지급, 구내식당 중식 무료 제공, 격주 주4일제 도입 등을 노조측에 제시했다.

지난 8월 23일, 20차 교섭 이후 29일 만에 협상이 재개된 것이다.

다만 아직 타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포스코 노조측은 이같은 사측의 수정 협상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포스코노조는 2023년 임단협에 들어가면서 기본급 13.1% 인상,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지급, 목표 달성 성과급 200% 신설, 조합원 문화행사비 20억원 지원 등 23건의 임금 요구안과 단체협약 개정안 63건 등 86건을 요구해왔다.

포스코 노사간의 2023년 임단협으로 좁혀본다면, 최근의 진통은 통상적인 임금협상 과정에서의 갈등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를 정치적인 의미로 확대시킨다면 굉장히 민감한 관전 포인트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윤 정부는 노조에 대해 매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포스코 노사가 임단협이 실패해 포항제철소의 가동 중단과 같은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다면 이는 매우 민감한 정치 이슈로 폭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이럴 경우 가뜩이나 입지가 어려운 최정우 회장이 리더십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포스코 노조는 10월5일을 협상의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최정우 회장에게 결코 만만치 않은 ‘위기의 10월’이 다가오고 있다.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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